■ 피지컬 AI 패권 경쟁 본격화
美 "제조업 리쇼어링 핵심이 로봇" 강조
내년 세제혜택 등 행정명령 서명 검토에
中 '저가 넘어 첨단' 쏟아내며 시장 주도
세계 산업용로봇 54% 점유 美의 10배
5조弗 휴머노이드 선점으로 연결·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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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위험 작업, 고강도 업무가 빠른 속도로 로봇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AI 기술의 진화는 로봇을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로봇이 ‘피지컬 AI’의 매개체로 부상하면서 양국은 사활을 건 주도권 다툼에 돌입했다.
미국은 기술적 우위에 ‘금전적 지원’ 카드까지 꺼내 들며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나섰다. 4일(현지 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로봇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로봇을 ‘미국 제조업 리쇼어링(회귀)’의 핵심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 상무부는 “로봇공학이 중요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데 필수적”이라며 내년에 로봇 산업 진흥을 위한 행정명령 서명을 검토하고 있다. 미 의회 역시 국가로봇위원회 설치를 긴밀히 논의하는 등 워싱턴 정가와 산업계에서는 로봇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브렌던 슐만 부사장은 “첨단 로봇 공학이 제조, 기술, 국가 안보, 국방, 공공 안전 측면에서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로봇의 미래를 지배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세제 혜택과 연방 자금 지원을 통해 로봇 도입을 가속화하고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재편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로봇 산업 투자 규모는 23억 달러(약 3조 원)로 지난해의 두 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련 기업들이 세제 혜택과 지원금 외에도 중국의 보조금 및 지적재산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통상 정책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미중 간 신경전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는 중국의 무기는 압도적인 ‘물량’과 무서운 속도의 ‘기술 추격’이다. 국제로봇연맹(IFR)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54만 2000대 중 29만 5000대(54%)가 중국 물량이었다. 미국(3만 4000대)의 거의 10배 수준으로 중국은 이미 ‘세계의 로봇 공장’이자 ‘최대 수요처’로 변모했다. 주목할 점은 저가 공세를 넘어선 첨단화다. 용접과 같이 숙련공이 필요한 직종에 AI 기반 로봇이 대거 투입되며 제조업 역량까지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 됐다. 최근 전기차 기업 샤오펑이 선보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인간과 흡사하게 걷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고 내년부터 현장에 배치돼 인간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신흥 기업 패스로보틱스나 3S로보틱스 같은 기업들은 AI 기반 용접 로봇을 상용화해 용접선을 스스로 인식하고 품질을 보정하는 기술까지 확보했다. 이는 숙련공 부족으로 골치를 앓던 중국 제조업의 고질적 문제를 일부 해소하고 있다.
AI와 로봇 분야의 패권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미중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5조 달러(약 73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금 추세라면 이 시점 보급될 10억 대 이상의 로봇 중 30%는 중국, 7%는 미국이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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