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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서울서 차 타고 1시간… 자연 속 사무실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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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동두천 등 5개 시군서 운영

    기업·공공기관 단체 문의 잇따라

    조선일보

    경기도의 ‘워케이션(Work+Vacation)’ 사업지 중 하나인 경기 동두천 자연휴양림 전경. 경기도는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자연 환경이 우수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워케이션 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동두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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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타고 한 시간 남짓이면 깊은 숲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일할 수 있어요. 서울보다 북한이 가까운 곳이라 창밖으로 갑갑한 빌딩 숲이 전혀 안 보여요. 숨통이 탁 트이는 것 같아요.”

    서울 강북구에 사는 프로그램 개발자 이현주(33)씨는 지난달 26일 아침부터 경기 연천군 백학면의 백학자유로리조트를 찾았다. 이씨 집에선 차로 1시간 30분쯤 달리면 도착한다. 이곳은 38선과 불과 10㎞쯤 떨어져 있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민통선으로 묶여 있던 지역이다. 주변이 개발되지 않아 말 그대로 ‘산골’이다. 그런데 연천군이 낡은 리조트를 리모델링해 ‘워케이션(Work+Vacation)’ 사업을 시작하자 이씨처럼 도심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평일마다 줄줄이 몰려왔다.

    평소 0건에 불과했던 평일 예약은 급증세다. 연천군 관계자는 “4개월간 86명이 총 217박을 하고 갔다”고 했다. 이씨는 “만석 버스에서 인파 속에 끼어 출근하는 일상에 지쳐 있었는데, 임진강과 주변 산을 바라보며 조용히 일하니 업무 스트레스가 줄고 효율도 높아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경기도가 최근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하고 있는 워케이션 사업이 수도권 직장인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워케이션은 사무실을 벗어나 여행지 등에서 원격으로 일하고, 동시에 여가도 즐기는 새로운 근무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수도권에서 먼 지방에서 운영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최근 경기도가 ‘서울에서 한 시간 만에 찾는 자연’을 강점으로 내세워 워케이션 인구를 끌어들이고 있다.

    워케이션 사업이 본격 운영되고 있는 곳은 경기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파주 등 5개 시군이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도심형(파주)’, ‘농촌형(연천·가평)’, ‘휴양형(포천·동두천)’으로 나눴다. 이전까진 단순 숙박 업소로 이용했던 리조트, 수련원 등 6곳을 업무가 가능한 공간으로 새단장했다. 가평군의 경우 재즈 축제로 유명한 자라섬 인근에 워케이션 센터를 마련했다. 1인 사무실과 회의실, 휴대전화 부스, 휴게실 등이 들어가 있다. 일을 마치면 곧바로 축제와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그러자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개발자, 디자이너, 프리랜서 등이 서울과 판교(경기 성남시)에서 경기 북부를 찾았다.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단체 워케이션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월 워케이션 사업지 5곳을 찾은 사람은 총 270명. 이들이 총 573박을 머물며 지자체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반겼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에서도 ‘촌’이라 불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있는데, 워케이션을 진행해보니 생활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도 난다”며 “워케이션 사업을 더욱 확대해 경기도 관광 정책을 견인하는 핵심 정책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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