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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HBM4로 파운드리도 기대…삼성, '종합반도체기업' 진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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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HBM4에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 베이스다이 적용

    머니투데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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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HBM4에는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 '베이스다이'가 적용된다. HBM4 판매가 늘수록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실적까지 동시에 개선되는 구조다.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진가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고객사에 보낸 HBM4 12단 제품가 성능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달 초 PRA(내부품질테스트)를 마친 상태로 이르면 연내 엔비디아 등에서 퀄테스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HBM4가 탑재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루빈'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통상 GPU 양산 3개월 전에 HBM 공급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HBM4 공급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예상된다. HBM4의 퀄테스트 결과가 임박한 상황이다.

    HBM3E까지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줬던 삼성전자는 HBM4부터는 다른 게임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11Gb이고, 대역폭은 2.8TB/s로 전 세대 대비 약 2.3배 넓어졌다. 에너지 효율도 40% 개선됐다. 업계 최초로 업계 최초로 1c (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적용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에 강한 성능 자신감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HBM4의 속도 기준을 상향 조정한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있다는 후문이다. HBM4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구글의 차세대 TPU(텐서처리장치)에도 탑재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HBM4 본격 양산은 삼성 파운드리 사업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HBM4의 핵심 구성품인 '베이스다이'를 삼성 파운드리가 4나노 공정으로 직접 생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베이스다이는 적층된 D램과 GPU를 연결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한다. 기존 D램 기반 베이스다이보다 높은 신호 안정성과 저전력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베이스다이 면적의 약 25%를 '회색 영역'으로 비워두는 것이 가능하다. 이 공간에는 고객 요구에 따라 HBM 컨트롤러, 외부 인터페이스, 소형 AI 엔진 등을 추가 탑재할 수 있다.

    맞춤형 설계(커스텀 HBM4)가 가능해 전력 효율과 시스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향후 파운드리 매출 확대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설계부터 D램·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내재화한 삼성전자의 종합반도체기업 구조가 강점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HBM4의 베이스다이를 TSMC에서 제작하고, 마이크론은 HBM4까지 기존 D램기반 베이스다이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스다이 생산과 공급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앞선 구조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HBM 외에도 2~5나노 공정 수주가 늘면서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2나노에서는 스마트폰용 AP '엑시노스 2600'이 곧 양산될 예정이다.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전망이다. 최근 이례적으로 엑시노스 2600의 티저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조 라인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한 분기에 2조원에 달하던 적자도 지난 3분기 1조원 미만으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2027년 파운드리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HBM4 성능 기준을 대폭 높이면서 일부 업체는 기준 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가 HBM4를 기점으로 HBM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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