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국내 성인 네 명 중 세 명의 정보에 해당하며, 사실상 쿠팡 전체 계정에 맞먹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3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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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쎈뉴스 / THE CENNEWS 김영욱 기자) 쿠팡이 이번엔 복잡한 계정 탈퇴 절차가 도마에 올랐다.
회원 탈퇴를 위해서는 총 10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구조가 알려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4일 쿠팡의 계정 탈퇴 절차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긴급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쿠팡 고객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쿠팡 탈퇴는 모바일 앱에서 직접 진행할 수 없고 반드시 PC 버전으로 전환해야만 가능하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앱)에 탈퇴를 진행하려면 '마이쿠팡'에서 '회원정보 수정'을 누른 뒤 화면을 끝까지 내려야 'PC버전 이동' 버튼이 나타난다.
이후에도 비밀번호 재입력, 이용 내역 확인, 객관식·주관식 설문 작성 등을 모두 마쳐야 탈퇴 신청이 완료된다.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 확인 절차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웹사이트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로그인 후 'MY 정보-개인정보확인/수정' 페이지 최하단에서 작은 글씨로 써진 '탈퇴를 원하시면 우측의 회원탈퇴 버튼을 눌러주세요' 안내문을 찾아야만 회원탈퇴 버튼을 발견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른 뒤에도 본인 인증과 설문을 반복해야 한다.
유료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이용자는 절차가 한층 더 까다롭다. 탈퇴 전 반드시 멤버십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와우할인가로 구매할 수 없다", "쿠폰이 사라진다" 등의 팝업이 반복적으로 뜬다. '와우 전용 쿠폰 포기하기'를 클릭해야 멤버십 해지가 가능하고 이후 '마이 쿠팡'에 들어가 6단계의 탈퇴 절차를 거쳐야 회원 탈퇴가 마무리된다.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탈퇴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들은 "꽁꽁 숨겨진 쿠팡 탈퇴 버튼 찾는 꿀팁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PC 이동 경로와 설문 작성 요령 등을 공유하고 있다.
탈퇴 방법을 안내한 게시글에는 "드디어 탈퇴했다" "탈퇴도 맘대로 못 하게 만들어놨다" "탈퇴하는 것도 힘들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식으로 불편한 구조를 이용해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을 '다크패턴(소비자 이탈을 어렵게 만드는 기만적 UI)'이라고 부른다", "이런 방식보단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지적한다. 탈퇴를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했다는 사례도 있다.
방미통위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이용자들이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해지 절차를 과도하게 복잡하게 만들어 불편을 주는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 등 엄정한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방미통위는 또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전기통신서비스 영역에서 유사한 피해 유발 행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의 늑장 대응과 부실한 안내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집단소송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모임만 10여 곳 이상 개설됐으며, 이들 커뮤니티의 총 회원 수는 20만명을 넘어섰다.
(더쎈뉴스 /THE CENNEWS) 김영욱 기자 brod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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