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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현대차그룹, R&D 조직 리빌딩···자율주행·SDV 기술 고도화 '액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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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면 다음주 대대적 개편

    정의선 "자율주행, 中·테슬라 잘해"

    이례적 약점 언급하며 재정비 예고

    '엔드투엔드' 개발 방식은 유지할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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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분야의 연구개발(R&D) 조직을 재정비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부진을 직접 인정한 만큼 방향 재설정과 조직 개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5일 경기 용인시 기아(000270)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자율주행차와 관련,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늦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약점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3일 그룹의 자율주행·SDV 개발을 이끌던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 겸 자회사 포티투닷 대표의 사임 이후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송 사장은 “(정의선) 회장님과 면담을 통해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자신의 사퇴가 정 회장의 의중이었음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하면서 송 사장에게 자율주행 개발을 일임했다. 현대차는 기존에 차량 주행 데이터와 도로 상황 시나리오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키는 ‘규칙 기반(Rule-Based) 자율주행’ 을 개발해왔는데 송 사장 영입과 함께 테슬라 방식인 ‘엔드투엔드 자율주행’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예정했던 개발 로드맵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그룹에서 기대했던 수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5년간 3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또 다른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도 연간 수천억 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지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 사이 테슬라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의 국내 도입까지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다음 주로 예정된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자율주행·SDV 부문을 대대적으로 ‘리빌딩’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날 속도보다 ‘안전성’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합작법인인 모셔널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며 “그 격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 때문에 저희는 안전 쪽을 우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와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고객 안전을 최우선하겠다는 방향성이다.

    현대차그룹은 송 사장 후임을 물색하고 있으나 엔드투엔드의 자율주행 개발 방식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프로젝트들은 AVP본부와 포티투닷 등 각 부문의 리더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돼왔다”며 “앞으로도 동일한 방식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기존 R&D본부와 AVP본부로 이원화된 기술 역량을 한데 묶는 작업을 실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R&D본부는 신차 개발 등 하드웨어 중심의 기술 개발을, AVP본부는 소프트웨어·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융합이 미래차 핵심인 만큼 칸막이를 없애면 신속한 의사 결정과 유기적 협업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석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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