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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혁 주일대사 “李대통령, 지지율과 무관하게 실용적 日 접근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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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대통령,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대담 결단

    국익 중심 실용 외교는 지지율 높이는 동력”

    1월 한·일회담 개최 보도엔 “셔틀외교 지속 기대”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정치적 결단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사는 이날 도쿄에서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일본에 대한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적 한·일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일보

    이혁 주일본 한국대사가 5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지통신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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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이 지지율이 하락하면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사는 “국익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관점은 외교뿐 아니라 경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고, 이는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며 “일본에 대한 실용 외교 역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는 동력이 되지, 지지율을 낮추는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선 모두발언에서 이 대사는 “한·일 관계가 이렇게 안정을 찾고 미래를 향해 생산적인 관계로 발전하려 하는 모습은 양국 정상의 결단에서 비롯됐다고 본다”며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해야 하지만, 과거에만 집착해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는 대담한 실용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내년 1월 다마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인 나라를 찾을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제가 그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도쿄와 부산에서) 두 차례 셔틀외교를 했고, 다카이치 총리와도 경주에서 만났다. (다음 정상 간 만남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셔틀외교가 왕성하게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도광산 희생자 추도식이 한·일 간에 따로 개최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입장차가 명확하기 때문에 그 간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역시 제 생각에는 일본 쪽이 좀더 진전된 방안을 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942년 수몰 사고가 발생해 조선인 136명 등이 숨진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해저탄광 유해 발굴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국과 일본 당국 사이에 DNA 검사라든지 유골 처리 등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 당국 간 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고는 했지만 양국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이제 협력이 시대적 요구라면서, 한·일은 이미 유럽연합(EU)이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수준의 공동체가 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국민의 왕래는 올해 연말이면 1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양국은 민주주의나 시장경제, 동북아시아적 가치도 공유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수도권 집중, 저성장 등 비슷한 문제점도 있다”며 “한국인은 일본의 음식이나 관광지,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고 일본인도 한국 화장품이나 음식,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 국민 간 결혼도 많이 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이 대사는 “물론 (EU 같은) 공동체가 되기 위한 조건은 양국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상대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유사점도 많다”며 “양국이 경제·사회·문화·인적교류 면에서 가까운 공동체가 되려고 하는 노력을 정부뿐 아니라 경제계, 시민사회까지 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거나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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