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실업 쇼크 머지않은 미래
서용석 교수 ‘탈노동 사회’ 전망
인공지능(AI)이 취업자 일자리의 최대 74%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I가 발전할수록 다수의 시민이 실업과 불평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세·로봇세를 확대하고 기본소득을 도입해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8일 기획재정부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2025년 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AI가 견인할 탈노동사회’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 교수가 AI가 국내 직업을 얼마나 대체할지 추정한 결과를 보면 저위 시나리오에서 취업자 일자리의 12.9%(351만명), 중위 시나리오에서 24%(651만명), 고위 시나리오에서 73.8%(2005만명)가 AI로 대체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 교수는 “초기에는 청년층, 여성, 사무·판매직이 크게 타격을 받지만, 점차 충격이 확산되면서 남성 중심의 제조·전문직까지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며 “국가적 규모의 전례 없는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AI가 창출할 일자리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 교수는 “AI 시대의 고용 창출은 기회가 아닌 불평등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며 “극소수만이 가치 있는 직업을 독점하고 다수는 실업과 불평등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AI로 ‘탈노동사회’가 본격화하면 국가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서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AI 자동화 도입 기업에 대한 연간 해고율 상한 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또 대량 해고 기업에는 고용보험 부담을 높여 실업급여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연간 해고율 상한’ 규제 로봇세·기본소득 제안
서 교수는 중기적으로는 디지털세·로봇세 확대, 장기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기본소득에 대한 권리를 명시해 생존권을 보장하고, 로봇세를 지방세에서 국세로 전환해 기본소득과 사회 전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세 납부 대상 기업을 늘리고 세율도 올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노동 전환을 ‘AI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국가도 등장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 2일(현지시간) ‘국가 AI 계획’을 발표했다. AI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의 재교육·직업 전환 지원,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생산성 향상 효과를 경제 전반에 고르게 나누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 교수는 “기술에 의존하되 인간을 중심에 두고, 시장을 활용하되 공공 기반을 갖추고, 경쟁을 넘어 연대와 협력을 촉진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교수의 시뮬레이션은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한 뒤 한국의 공식 직업분류체계인 ‘한국표준직업분류’에 적용해 진행됐다. 미국 노동시장의 702개 직업에 대한 컴퓨터 자동화 가능성을 0~1 범위에서 정량화한 지표와 AI 기술이 미국의 744개 직업의 작업과 직무능력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를 계량화한 ‘AI 노출도’등도 활용됐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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