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갈고 닦아야 진정한 배우” 평소 소신 밝혀
8일 작고한 원로배우 윤일봉(왼쪽)씨가 출연한 영화 '홍도야 우지마라'(1964)의 한 장면(오른쪽). 한껏 코트깃을 세운 그를 배우 윤인자씨가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영상자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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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80년대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원로배우 윤일봉(91)씨가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1934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용산중학교 재학 시절 미국공보원이 만든 영화 ‘철도이야기’(1948)의 아역으로 발탁돼 처음 카메라 앞에 섰다. 정식 배우 데뷔작인 영화 ‘구원의 애정’(1955)을 시작으로 ‘오발탄’(1961) ‘가고파’(1964) 등 270여 편에 출연했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가 돋보였던 고인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연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동시대 스타였던 신성일과 함께 ‘하숙생’(1966)과 ‘별들의 고향’(1974)을 찍었다. 최초의 한국·홍콩 합작영화인 ‘이국정원’(1958) 촬영을 위해 배우 김진규·최무룡과 홍콩으로 건너간 ‘원조 한류 배우’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일제 치하 서민들의 생존권 투쟁을 담은 영화 ‘환희’(1996)에 출연하며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1967년 제6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애하’(愛河)로 남우조연상, 1972년 제9회 청룡영화상에서 ‘석화촌’으로 남우조연상, 1984년 제2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가고파’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평소 배우관에 대해 “배우란 특권 계층이 아니라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라며 “인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내면적으로 자신을 갈고 닦는 배우만이 진정한 영화배우”라는 소신을 밝혔다. 제11대 영화진흥공사 사장(1998~1999)을 지냈다.
배우 유동근씨의 누나 유은이씨와 재혼했으나 지난해 부인상을 당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성준·준호씨, 딸 혜진씨(전 국립발레단 단원)와 사위 엄태웅씨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0일.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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