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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美 금리 인하' 선반영됐나… 비트코인, 9만달러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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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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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9만달러선이 붕괴됐다. 주식 등 다른 위험 자산들이 상승세를 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2.7%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9만달러(약 1억2600원) 선을 내주었다. 이는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가 9만4490달러(약 1억3918만원)에서 큰 폭으로 후퇴한 수치다. 비트코인의 하락세에 동조해 이더리움(Ether), 리플(XRP), 솔라나(Solana)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해왔으나, 이번에는 그 공식이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하락이 ‘거시경제 호재’ 속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경제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자, 월가 증시는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7.46포인트(1.05%) 오른 4만8057.7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17포인트(0.67%) 오른 6886.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7.67포인트(0.33%) 오른 2만3654.16에 각각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하락세를 단순한 조정이 아닌, 시장 체질의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업체 팔콘X의 션 맥널티 아시아태평양 파생상품 트레이딩 총괄은 “이것은 명백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초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체력이 크게 소진된 상태다. 당시 약 19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베팅이 청산되면서 시작된 매도세가 수주 간 이어지며 시장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업 차원의 대규모 매수세조차 가격 방어에 실패한 점이 주목된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는 지난 12월 1일부터 7일 사이 1만624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이는 약 9억6270만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지난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강력한 기관 매수세조차 가격 방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고래'로 불리는 스트래티지는 지난 12월 1일부터 7일 사이 약 9억6270만달러(약 1조3500억원)를 투입해 1먼624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집이었다.

    맥널티 총괄은 “이러한 대규모 매수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9만4000달러선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시장의 수요가 구조적인 매도세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려 있다. 맥널티 총괄은 “다음 지지선은 8만8500달러(약 1억3030만원)로 예상되며, 8만5000달러(약 1억2519만원) 선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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