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단체 요구 거부한 이유 법정서 밝혀
법원, 통역 제공 명령…미국 정부는 즉각 항소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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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모든 브리핑에 수어 통역을 제공하라는 청각장애인 단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백악관이 그 이유 중 하나로 “대통령의 대중 이미지를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전미청각장애인협회가 수어 통역을 요구하며 백악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 법무부 변호인단이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에 대한 통제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이례적인 주장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측은 ‘이미지 침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이 명백한 장애인 차별적 논리는 소송을 제기한 장애인 단체는 물론 판사에게까지 심각한 우려를 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지난달 아미르 알리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에 실시간 수어 통역을 제공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 5월 전미청각장애인협회가 백악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수화 통역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리 판사의 판결에 즉각 항소했다.
백악관은 자막과 녹취록만으로도 청각장애인들이 대통령의 발언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자의 돌발 질문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화 통역 제공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소 24시간 전에 사전 공지가 된 일정에만 수화 통역 의무를 적용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레빗 대변인이 발언할 것을 사전에 알고 있는 경우 모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 수화 통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실제 조 바이든 전 행정부는 대통령 발언 행사가 불과 한 시간 전에 잡힌 상황에서도 수화 통역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청각장애인협회의 브리트니 슈레이더 법률서비스 국장은 “행정부의 ‘대통령 이미지’ 논리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 장애인 차별을 입증하기 위해 장애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악의를 증명할 필요는 없다”면서 “법은 백악관이 접근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차별”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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