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이날 “모든 연령과 민족·종교의 사람들이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라며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11일(현지시각)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시위대가 내년도 예산안의 긴축과 급격한 세금 인상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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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시민들은 내년 예산안에 담긴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에 반대하며 연일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반발에 이달 초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등을 포함한 예산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주요 도시 곳곳으로 확산했다. 전날에는 소피아 의회 건물 앞에만 수만 명이 모여들기도 했다. 급기야 야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기에 이르렀고 이날 의회 표결 직전 사임 선언이 나왔다.
유럽에서 Z세대가 주도한 시위로 지도자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미 네팔과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멕시코, 탄자니아 등지에서 부패와 불평등에 반발한 Z세대가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펼쳤고, 이 중 일부 국가에서는 불가리아와 마찬가지로 지도자가 물러났다.
11일(현지시간) 로센 젤랴즈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수도 소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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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임까지 이르게 한 불가리아의 이번 시위 중추는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들이다.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등을 통해 조직된 Z세대 시위대는 시위 내내 ‘Z세대가 온다’, ‘Z세대 대 부패’ 등의 팻말을 들고 행진하며 불가리아 기성세대가 만든 뿌리깊은 부패를 비판했다. 불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꾸준히 가장 부패한 유럽 국가 중 하나로 꼽혀왔다. Z세대는 온라인에서도 분노를 표출했고, 인플루언서와 배우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불가리아의 Z세대는 1989년 공산정권의 붕괴와 그 이후 이어진 경제 위기를 겪지 않은 세대로, 대부분은 이번이 첫 대규모 시위다. 불가리아 싱크탱크 민주주의연구센터(CSD)의 마틴 블라디미로프 국장은 “이번 시위는 권력 유지를 위해 국가를 장악해온 뿌리 깊은 집권층의 관행에 맞서는 젊은 세대 시민들의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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