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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李 “저보다도 몰라” “일 안 한단 얘기”…기관장들 생중계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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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엔 이명구 관세청장 향해

    “인력 없어 일 못해? 말 안 돼”

    동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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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네요.”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이틀차인 12일에도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송곳 질문’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보고서에) 쓰인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강하게 질타하는 모습이 생중계로 송출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마약과 총기 밀수 문제 등을 두고 이명구 관세청장을 질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외화 불법 반출을 방지하기 위한 출국검색 조치 현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대통령은 “관세청에 물어보니 (출국검색은) 공항공사 소관이더라”며 “어디서 봤는데 1만 달러 이상 못 가지고 나가게 돼 있는데 이걸 수만 달러 갖고 나간다. 책갈피에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있던데 실제로 그런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외화 불법 반출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 사장은 “저희가 보안검색을 하는 건 유해 물질을 주로 검색한다”며 “인천공항에서 주로 하는 업무는 아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안 한다는 얘기냐”고 재차 묻자 이 사장은 “하긴 한다. 하긴 하는데 이번에도 저희가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꾸 옆으로 새지 말고 제가 물어본 것을 얘기하라”며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냐는 말”이라고 강한 어조로 물었다. 이 사장은 “열심히 하는데 세관하고 같이 하고 주로 하는 일은…”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의 말을 자른 뒤 “아니 자꾸 다른 얘기를 하시네. 외화 반출에 대해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묻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동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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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별로 관심 없어 보인다”며 “안 걸리고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물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또다시 “이번에도 저희가 검색, 적발해서 세관으로 넘겼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참 말이 길다. 가능하냐 안하냐를 묻는 데 옆으로 샌다. 가능하냐”고 쏘아붙였다. 옆에 있던 김민석 국무총리도 “만 불이 넘는 걸 검색하는 기준을 갖고 체크되냐는 것만 얘기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이 대통령은 또 “검색되냐 안 되냐 물어보는 데 자꾸 다른 얘기를 해서 시간을 보내냐”며 “세관쪽과 협의하라”고 했다.

    이때 이 사장이 대답하지 않자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을 바라보며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의논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6월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임기가) 내년까지인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사장이 “세관과 잘 협조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 질문이 뭔지, 답이 뭔지 명확하게 하자는 것이다. 시간이 쓸데 없이 너무 많이 흘렀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뒤이어 이집트 공항 개발사업 진척 정도에 대해 물었다. 이때도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사업 진척과 전망이 있는지 좀 알고 싶어서 물어봤는데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며 “(보고서에) 쓰인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다른 질문을 하려던 이 대통령은 “아이, 됐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쳤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업무보고에서도 마약과 총기류 관리 대책이 어려운 이유로 법적 문제와 부족한 인력을 꼽은 이명구 관세청장에게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뭐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했다. 이어 “필요한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이고 세금 내는 걸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달라는 건데 마약 단속하는 데 인력이 부족해서 못한다 또는 잘 못하고 있다는 건 진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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