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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수박 겉핥기식” “정확히 보고 해달라”…‘이재명식 업무보고’ 장외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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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기상청)·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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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된 업무보고에서 ‘외화 밀반출 단속’을 두고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타한 파장이 엿새째 이어지며 장외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뒤 이 사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하자, 이 대통령이 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을 겨냥해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태도는 도둑놈 심보”라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대통령실 참모들을 향해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고를 해달라”며 또다시 공개 반박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시의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을 질타한 이 대통령을 향해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말자”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 머리발언에서 “장관 등 상사가 (업무를)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모르는 게 자랑도 아니다”라며 “모르는 것에 대해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천하의 도둑놈 심보다. 어떤 역할도 맡아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이학재 사장 사례를 들어 ‘업무보고 생중계의 효용’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 관세청이 인천공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1만불 이상 외화 반출은 공항공사가 대신 검색한다”며 “그런데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은 처음엔 자기가 하는 거라고 하다가 나중에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제가 이와 관련한 기사를 보다가 ‘엠오유 체결을 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검색을 하는 게 맞다’는 댓글을 봤다”고 했다. 업무보고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이 사장 발언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걸 뭐 (외화 반출) 범죄(수법)를 대통령이 가르치려 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예전에 보도가 됐다. 뭘 더 새로 가르치느냐. (드라마)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 국민은 집단지성으로 (업무보고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생중계된 뒤, 이 사장은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엠오유는 협력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고, 법적 책임이 없다”며 “외화 불법 반출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인천공항은 엠오유로 (보안검색 시 관세청에) 업무 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고를 해줄 것을 국정 최고책임자의 참모들께 당부드린다”고 꼬집었다.



    오세훈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 질타’를 비판했다. 그는 서울 종묘 앞 세운지구 개발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으면서, 정작 수박 겉핥기식 질의로 서울시의 미래 도시 전환 노력을 폄훼했다”고 썼다. 아울러 “대통령은 툭 던지듯 질문하고, 국가유산청장은 마치 서울시가 종묘 보존에 문제를 일으킨 듯 깎아내렸다”며 “법령을 개정해 세계유산 영향평가로 세운지구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과장해 단정했다”고 주장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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