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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사설]청년층 삶의 질 만족 OECD 바닥, 나라 미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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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 문턱에 올라섰다는 우리나라가 청년 세대의 삶의 질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물 만큼 비관적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들의 꿈과 열정을 사그라들게 만들고 고통을 가중시키는 주거, 일자리, 소득, 건강 등의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는 건강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고다.

    국가데이터처가 청년층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종합 분석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34세 청년 세대의 삶의 만족도는 지난해 10점 만점에 6.5점에 불과했다. OECD 38개 국가 중 31위였다. 1위 리투아니아(7.8점), 2위 이스라엘(7.7점)에 비하면 1.2~1.3점이나 뒤진다. OECD 평균 (6.8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년 세대의 상대적 빈곤율이 8.7%로 OECD 국가 중 9번째로 낮고, OECD 평균(12.3%)을 밑돌 만큼 소득 여건은 양호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바닥권으로 추락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는 주거 등과 관련한 높은 비용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이런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청년 세대가 안고 있는 무거운 짐과 고통, 불안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경제활동 인구 조사에 따르면 ‘실직, 그냥 쉬었음’ 상태로 ‘일자리 밖’에 내몰린 2030 청년이 160만 명에 근접했다. 2030 전체의 12.7%에 달한다. 일하고 싶어도 고용 절벽 탓에 일자리를 찾을 수 없으니 내집 마련과 결혼의 꿈도 접을 수밖에 없다. 1인 가구 비율이 2000년 6.7%에서 지난해 25.8%로 4배 가까이 뛴 게 그 증거다. 고독·고립감의 심화가 식습관의 변화로 이어지며 30대 남성 비만율은 2023년 50.4%를 기록했고 여성 비만율도 27.3%까지 올랐다. 번아웃(심신 탈진)경험률도 남성 28.6%, 여성 36.2%나 됐다.

    청년층이 삶을 비관하고 꿈과 희망을 포기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번듯한 구호와 목표를 제시해도 젊은이들의 자포자기가 만연한다면 국가 통합과 에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 청년 세대의 짐과 고통을 덜어줄 해법의 첫 단추는 일자리와 주거다. 선심성 이벤트가 아닌, 2030세대의 자립 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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