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대한상의 간담회 개최
주병기 “경영인이 존경받는 나라 돼야”
최태원 "장기 저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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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규제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제계의 수장인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 타개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양측은 현재의 위기 돌파를 위해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포용적 제도와 공정한 시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19명의 회장단과 회동을 가졌다. 이번 자리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공정거래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동에는 최태원 회장을 포함해 조현일 한화 사장, 이형희 SK 부회장, 김동우 현대자동차 부사장, 유근창 HD현대 부사장, 장건 LG 부사장, 양원준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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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경제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경영인의 사회적 위상과 공정 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언제나 존경받는 경영인들이 많은 나라가 성장과 번영을 지속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경영인이 존경받을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비효율적으로 비대한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경제주체 간의 협상력 불균형과 사회 양극화를 큰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이제 선진국 수준의 발전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부문 간 격차와 계층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효율적으로 비대한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경제주체 간의 협상력 불균형과 사회 양극화는 큰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주체간의 협상력 불균형이 저성장과 불공정의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주 위원장의 설명이다.
주 위원장은 “공정한 거래관계 속에서 건실한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워 혁신과 성장을 거듭하고, 영세한 소상공인, 창업가들도 공정한 보상, 공평한 기회를 누림으로써 모두가 행복을 추구할 자유,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량의 최상위에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자들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공정거래법의 역할을 일정 부분 긍정 평가했다. 최 회장은 “우리 경제가 오늘날처럼 주체가 된 성장을 이루는 데 공정거래법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부족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기업 스스로가 혁신을 주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그는 “혁신과 공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솔루션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규제와 진흥이 조화를 이루는 정책 방향을 주문했다.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내며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고 본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의 회장단은 △공정거래법상 형벌 개선 △CP(공정거래 자율준수) 인센티브 확대 △공정거래법·타법 간 중복공시 해소 △대규모유통업법상 온·오프라인 차등규제 해소 등 공정거래 현안을 건의했다. 공정위는 에너지·디지털 전환과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에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정위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경제계의 건의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배상윤 기자 prize_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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