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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대박은 없었지만 무너지진 않았다”… 한국인이 돌아본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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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57.8% “2025년 큰 변화 없었다”… ‘잘 풀렸다’ 11.3%

    세계일보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크리스마스 광화문 마켓을 둘러보고 있다. 산타마을 놀이광장과 마켓 빌리지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테마 공간으로 구성된 광화문 마켓은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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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은 정치·경제 전반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진 한 해였다. 다만 한 해를 돌아보는 개인의 평가는 비교적 담담했다. 사회 환경의 급변과 달리, 개인 차원에서는 2025년을 ‘버텨낸 시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8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전국 성인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연말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7.8%는 자신의 2025년을 ‘큰 변화 없이 지나간 해’로 평가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는 응답은 31.0%였고, ‘생각보다 잘 풀렸다’는 평가는 11.3%에 그쳤다.

    정치·경제적 변수는 컸지만, 개인의 연말 인식은 성과보다 생존, 도약보다 유지에 가까웠다. 눈에 띄는 성취보다는 각자의 일상 속에서 한 해를 무사히 보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한 해 동안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은 특정 영역에 집중되지 않았다.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항목은 ‘물가·금리 등 경제 변동’(23.6%)이었으며, ‘인간관계 피로’(22.9%)가 비슷한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건강 관리 부담(16.2%), 번아웃·과로(12.4%) 등이 뒤를 잇는 등 스트레스 요인은 일과 관계, 신체 상태 전반에 걸쳐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일회성 사건보다는 일상 속 누적 피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도착한 시민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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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 역시 비교적 현실적이었다. 2025년 가장 꾸준히 실천한 스트레스 완화 활동으로는 운동·걷기 등 건강 루틴이 37.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특별히 실천한 루틴이 없다’는 응답도 20.9%로 두 번째로 많았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관리나 변화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선택이 적지 않았던 셈이다.

    이 외 스트레스 완화 방식으로는 나를 위한 작은 보상 소비(12.6%), 명상·휴식·마음 챙김(12.0%), 취미 활동(7.8%), 디지털 디톡스(5.3%), 취향 커뮤니티·모임 참여(3.5%) 순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를 묻는 질문에서는 ‘특별히 만족스러운 소비는 없었다’는 응답이 29.9%로 가장 높았다. 소비 자체가 없었다기보다는, 한 해를 대표할 만큼 인상 깊은 소비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 뒤를 이어 여행·공연·맛집 등 경험 소비(23.5%), 건강·웰빙 관련 소비(13.1%), 옷·뷰티·취향 아이템 등 자기 표현 소비(10.2%)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소비 성향 차이가 뚜렷했다. 20대는 자기 표현 소비와 새로운 취미·장비 구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50대는 경험 소비와 건강·웰빙 소비 비중이 높았다. 소비를 확장하기보다는 각 연령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 선택적으로 지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내년을 위한 지출 계획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드러났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26년에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로는 ‘저축·재테크’가 37.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웰빙·건강 관리(21.5%), 여행·공연·전시 등 경험 소비(19.8%), 자기계발·교육(9.8%)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40~50대에서 저축·재테크를 선택한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6년을 바라보는 인식은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기대된다’는 응답은 32.8%, ‘기대되지 않고 걱정이 더 크다’는 응답은 21.9%였다. 가장 많은 응답은 ‘그냥 그렇다’로 45.3%를 차지했다.

    뚜렷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적 태도가 우세했던 셈이다. 다만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로는 전 세대에서 ‘건강’과 ‘안정’이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 외에도 20대는 ‘성장’, 30대와 60대는 ‘여유’, 40~50대는 ‘풍요’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꼽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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