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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백악관 동판에 “졸린 바이든” “분열 오바마”···트럼프, 역대 대통령 사진에 비방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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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업무동 웨스트윙에 ‘대통령 명예의 길’을 따라 걸린 역대 대통령 사진 아래 인물평과 업적을 소개하는 동판이 설치돼있다. 조 비아든 전임 대통령만 초상이 아닌 ‘오토펜(자동서명기)’ 사진이 걸려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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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걸린 역대 대통령들 사진 아래 전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방하는 설명을 달아 논란이 불거졌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업무동 웨스트윙의 ‘대통령 명예의 길’을 따라 걸린 역대 대통령 사진들 밑에 인물평과 업적을 소개하는 동판을 새로 설치했다. 입구 안내판에는 “좋든, 나쁘든, 혹은 그 중간 어디든,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직접 구상하고 헌정한 것”이라고 적혔다. 백악관은 동판의 글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초상 대신 ‘오토펜’(자동 서명기) 사진이 걸렸다. 오토펜은 대통령 서명을 자동으로 하는 기계로, 서명할 문서가 많을 때 종종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령인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인지력이 떨어져 주변 인사들이 오토펜을 이용해 정책 결정을 좌우했다는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사진 아래엔 “졸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었다”며 “미국에서 가장 심한 부정 선거 결과로 취임해 전례 없는 재앙을 초래하고 미국을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설명이 적혔다. 바이든 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에너지 정책, 이민 정책 등을 맹렬히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사진 아래 동판에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첫 번째 흑인 대통령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분열을 초래한 정치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 달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책 업적을 저평가하듯 늘어놓은 후 “2016년 그의 아내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다”는 문구로 설명을 끝맺었다.

    경향신문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업무동 웨스트윙에 ‘대통령 명예의 길’을 따라 걸린 역대 대통령 사진 아래 인물평과 업적을 소개하는 동판이 설치돼있다. 조 비아든 전임 대통령만 초상이 아닌 ‘오토펜(자동서명기)’ 사진이 걸려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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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공화당 전직 대통령들도 공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설명하는 동판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켰는데, 두 전쟁 모두 일어나선 안 됐다”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동판 2개에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었다” 등 찬사가 가득 담겼다고 AP는 전했다. “두 차례의 암살 시도를 극복하고 취임 11개월 차에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겠다는 취임식 공약을 이행했다”며 전쟁 종식, 국경 강화, 관세 정책, 강경한 이민정책 등 업적이 줄줄이 언급됐다. 집권 2기 사진의 동판 설명은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문구로 끝난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통합을 상징하는 역사적 건물인 백악관을 자신의 전투적 정치 스타일과 ‘역사 다시 쓰기’를 실현하는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동판에 적힌 내용은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롤링(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를 놀리거나 도발하는 행위)’은 새롭진 않지만, 예전처럼 그의 지지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전날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 수준에 가까운 39%를 기록했다. PBS 방송과 NPR,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2기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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