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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코인판 대공황 온다"…비트코인 1만달러로 곤두박질 전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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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두 달 만에 30% 가까이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중 약 1조 달러(약 1478조원)가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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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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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8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심리적 저항선인 8만5000달러 선에 인접한 수치다. 지난 10월 7일 12만6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 수석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은 “현 상황은 단순한 소강 국면이 아니라 거의 한 세기 전 대공황과 유사하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1만 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거시경제학자 루크 그로멘은 “내년에 가격이 4만 달러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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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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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값은 올해 연초 대비 7.8% 떨어졌다. 연간으로는 역대 네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마지막 하락기 이후, 비트코인 반감기와 연결되는 ‘4년 주기설’ 시점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블룸버그는 “과거 세 차례의 하락이 디지털 자산 업계의 대형 추문이나 업계 붕괴와 맞물렸던 것과 달리, 이번 하락은 그런 사건이 없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부터 하락세를 촉발한 요인으로는 극단적인 ‘차입 기반 투자’(레버리지 거래)가 꼽힌다. 지난 10월 10일 하루 동안 190억 달러(약 28조7000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베팅 물량이 청산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여기에 대량 보유자, 이른바 ‘고래’들의 매도세가 겹쳤다. 영국의 금융 데이터업체 파사이드인베스터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이틀 간(지난 15~16일) 총 6억3480만 달러(약 9380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빠져 나갔다. 상장된 9개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4거래일(11ㆍ12ㆍ15ㆍ16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5억1070만 달러(약 7547억원)가 떠났다. 코인마켓캡의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와 탐욕지수’도 이달 들어 ‘극심한 공포'나 ‘공포’ 구간에 머물고 있다.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프라틱 칼라는 “긍정적인 촉매가 이렇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는 점에 대부분 놀라고 있다”며 “기존 ‘고래’들의 매도가 상승 모멘텀을 확실히 꺾어 놓았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친 가상자산’ 기조를 내세우며 법제화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환경 변화가 있었지만, 시장의 냉기를 걷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비슷한 추세로 움직이던 비트코인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이달 들어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다(탈동조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두 달 동안 매도세의 원인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부터 과도하게 높은 기술주 가치가 다른 위험 자산으로까지 퍼졌다는 분석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장기 전망에선 강세론도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국부펀드들이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매수에 나서며 저가 매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CEO는 2030년 목표가를 120만 달러(17억원)로 제시했다. 우드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금을 능가할 것”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은 아직 발만 담근 수준에 불과해 향후 자금 유입 여지는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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