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무너져 노동자 7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작업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으며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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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여의도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 등을 포함해 올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최소 17명의 노동자가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노동계는 이를 “예고된 참사”로 규정하며 발주자의 적정 공사비·공사 기간 산정을 의무화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9일 성명을 내고 “(신안산선) 사고는 우연도, 단발성 사고도 아니다”라며 “공공 공사현장에서 시공사가 설계에 부합한 시공을 했는지, 적절한 자재를 사용했는지 등 철저히 사고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공사 현장에서 저가 낙찰과 무리한 공기 단축이 있었는지, 관련한 관리감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전날 오후 여의도역 신안산선 지하차도 공사 현장 지하 70m 지점에서 철근 구조물이 붕괴되며 노동자 7명이 매몰됐다. 이들은 모두 구조됐지만, 50대 하청 노동자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결국 숨졌다. 서울경찰청은 영등포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아 직접 수사에 착수했으며, 고용노동부와 함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신축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되며 노동자 4명이 매몰돼 모두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에는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되며 7명이 숨졌다. 지난 2월에는 안성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이 붕괴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특히 신안산선 지하차도 건설 현장에서는 올해에만 두 차례의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경기 광명시 일직동 인근에서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 터널 공사 중 구조물이 붕괴돼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신안산선은 여의도역을 기점으로 서울과 경기 광명·시흥·안산을 잇는 광역철도로, 대한민국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공사 구간의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다.
신안산선의 안전 문제를 두고는 이전부터 경고가 제기돼 왔다. 2023년 감사원 보고서에는 광명 신안산선 공사 구간의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한 5등급이라는 감사 결과가 담겼고, 2019년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지반 침하 우려가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사고 당시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8개월 만에 같은 노선·같은 시공사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반복됐다. 앞선 사고로 공사가 중단되며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안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노조는 “무리한 속도전에서 비롯되는 중대재해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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