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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단독] "농축산물 잘 팔리게"…쿠팡, 미국서 '한국팔이'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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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고객정보 털릴 때 미국선 로비 벌였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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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JTBC가 입수한 쿠팡의 올해 3분기 로비 보고서에는 '미국 농축산물'이 언급돼 있습니다. "쿠팡 인프라를 더 많이 활용하게 하겠다" 미국 정치권의 숙원은 한국 농축산물 시장의 개방입니다. 쿠팡이 자신의 유통망을 통해 이를 돕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이런 로비가 이뤄진 시기는 한국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던 그 때였습니다. 미국산 농축산물은 관세 협상에서도 봤듯이 우리 정부가 필사적으로 막아온 분야입니다.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쿠팡의 로비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안중에도 없었던 겁니다.

    워싱턴, 정강현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2025년 3분기 쿠팡의 로비 보고서입니다.

    쿠팡 측이 미 연방 의회에 제출한 이 보고서 전면에 '사우스 코리아', 한국이 핵심 로비 키워드로 등장합니다.

    단순한 기업 통상 문제를 넘어, 로비 안건으로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 간의 경제 유대 강화"를 명시했습니다.

    기업 활동을 한미 동맹 등과 직결된 '안보 문제'로 격상시킨 겁니다.

    그렇다면 설득 카드는 무엇이었을까.

    '한국 시장 개방'이었습니다.

    보고서에는 "미국 농축산물 생산자들이 쿠팡의 인프라를 더 많이 활용하게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쿠팡은 매출의 약 90%를 한국에서 벌어들이고 있고, 절대 다수의 인프라가 한국을 기반으로 구축돼 있습니다.

    사실상 쿠팡의 국내 유통망을 지렛대 삼아 미국산 농축산물의 한국 진출을 돕겠다는 걸 카드로 내민 셈입니다.

    우리 관세 협상단이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요구를 막기위해 분투하던 시기에, 쿠팡 측은 역으로 한국 시장 판매를 매개하겠단 논리로 미국 정치권을 설득해온 정황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쿠팡은 백악관 인근에 위치한 워싱턴 D.C. 사무실을 근거지로, 전방위 로비를 펼쳤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쿠팡 자체 로비와 외부 업체 로비에 쏟아부은 비용만 약 36억 원.

    국무부와 상무부는 물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까지 로비 대상에 올랐습니다.

    쿠팡은 국내에서 노동 환경이나 정보 유출 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방패막이처럼 '글로벌 기업'임을 앞세웠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 대표 (지난 17일 /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 쿠팡은 미국에 본사가 있고 전 세계 90여개 나라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천만 국내 소비자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사이, 쿠팡은 정작 "한국 시장"을 매개로 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로비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영상편집 지윤정 영상디자인 송민지]

    정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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