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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1 (일)

    석유화학 기업 10곳, 사업재편안 일제히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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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제시한 석유화학 자율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인 19일, 여수·대산·울산 등 3대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10곳 모두 사업 재편안을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공급 과잉을 해소하겠다는 핵심 대상은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이다. 산업부는 국내 NCC 총 생산 능력 약 1000만t 가운데 270만~370만t을 감축해야 수급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3대 산단 가운데 여수 산단이 가장 규모가 큰 구조조정안을 제출했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뒤, 노후화된 LG화학 1공장(120만t)을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는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47만t) 폐쇄에 더해 여천NCC 1·2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중 하나를 추가로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통해 여수 산단에서만 160만t 안팎의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대산 산단에서는 지난달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양사 합병과 일부 설비 가동 중단을 골자로 한 ‘1호 재편안’을 제출한 상태다.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노후화한 롯데 측 설비(110만t)를 가동 중단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HD현대 측 설비도 연간 생산 능력이 85만t에 달해 둘 중 어느 설비를 중단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감축이 가능하다. 대산의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이날 재편안을 제출했다.

    울산 산단은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3사가 설비 폐쇄 대신 단계적 접근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3사의 연간 NCC 생산 능력은 174만t으로 다른 산단보다 적은 편이다. 하지만 연산 180만t의 첨단 생산 시설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가동되면 울산의 역학 구도는 완전히 바뀐다.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에서 직접 화학제품을 뽑아내는 신기술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과 수율 면에서 기존 NCC들을 압도한다. 울산 3사는 샤힌 프로젝트 가동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보며 NCC 감축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울산에선 에쓰오일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는 데다, 협력사 100여 곳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3사가 만족할 만한 방안 도출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오는 22일 석유화학 기업 CEO(최고경영자) 10명과 간담회를 열고 구조조정 이행 방안과 정부 지원책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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