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무빙워크.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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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을 잇는 지하 공공 보행로에 설치된 길이 5m의 무빙워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선 이동 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실용성이 없다며 ‘세금 낭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강서구는 해당 무빙워크는 민간사업자가 시공한 것으로 세금이 전혀 투입되지 않았으며, 사업자가 제시한 의견이 반영돼 공공도로 구간에만 설치되도록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또 설치 구간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서울시에 있어 구로서는 그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서울 생활·여가 정보를 다루는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이렇게 짧은 무빙워크 처음 본다’는 제목의 영상과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마곡역~마곡나루역 지하 공공 보행로가 지나치게 짧아 실용성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작성자는 “이용하는 사람은 물론 드물었고, 이에 관해 강서구청에 민원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분은 이 짧은 무빙워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이 게시물은 사흘 만에 조회 수가 180만회를 넘고, 댓글도 450개 이상 달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대부분 네티즌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금 낭비’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저걸 누가 타냐. 세금 낭비 아니냐” “매일 지나가면서 보지만, 작동도 안 한다” “설치미술이냐” “집 앞인데 볼 때마다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탁상행정의 결과” “지난주 마곡 갔을 때 봤는데, 짧아서 그냥 걸어갔다” 등이다.
앞서 지난 9월 18일 강서구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이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마곡 지하 통로 완공 결과를 보고 큰 실망을 하고 있는 강서구민’이라고 소개한 임모씨는 “당연히 여의도역에서 IFC몰 가는 무빙워크나 오목교역에서 현대백화점 가는 무빙워크를 상상했는데, 마곡은 몇 m도 되지 않는 무빙워크가 흉물스럽게 설치돼 있다”며 “그마저 작동도 안 한다”고 했다.
임씨는 “아마 설치된 구간은 공공의 부지여서 설치한 거고, 나머지 구간은 민간 분양사에서 사적인 이익을 위해 설치하지 않은 거라고 추측된다”며 “문제는 왜 아무도 이런 비합리적인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고 미리 방지하지 못했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양 조건에 넣든지, 사전에 협의만 됐어도 좋았을 것”이라며 “온전히 강서구의 책임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일말의 책임은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강서구는 “해당 무빙워크는 민간사업자가 시공한 것으로, 강서구의 세금이 전혀 투입되지 않았다”고 했다.
무빙워크 설치 배경에 대해선 “주민들의 이동 편의 증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대한 무빙워크를 설치해 줄 것을 서울시 건축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서울시 건축위원회는 지하상가 활성화 및 방화물 기능 유지 문제 등 사업자가 제시한 의견을 반영해 공공도로 구간에만 무빙워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빙워크 설치 구간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서울시 건축위원회에 있고, 강서구는 서울시 건축위원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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