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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악취 나는 액체 100t이 하늘서 ‘뚝뚝’···벨기에 마을 덮친 '이것'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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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벨기에에서 출발한 보잉747 화물기가 착륙장치 고장으로 긴급 회항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항공유를 공중에 투하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달 14일 벨기에 동부 리에주(Liege) 교외 여러 마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강한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지방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결과 상공에서 투하된 항공유가 악취의 원인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항공기는 화물 전용 항공사인 챌린지 항공(Challenge Airlines)이 운항하던 보잉747 화물기다. 해당 항공기는 이날 오전 리에주 공항을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이륙 직후 착륙장치 이상이 발생한 사실을 승무원이 인지했다.

    비상 상황에 따라 항공기는 리에주 공항으로 회항해 착륙을 시도해야 했지만, 장거리 비행을 위해 연료를 가득 실은 상태여서 항공기 중량이 안전 착륙 한도를 초과했다. 이에 기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약 1시간 동안 리에주 상공을 선회하며 항공유를 공중에 배출한 뒤 오전 11시45분께 무사히 착륙했다.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항공유는 리에주 인근 8개 마을 상공에 걸쳐 최대 100t가량 투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냄새가 수 시간 동안 지속되며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이어졌다.

    리에주 공항 대변인은 “이는 주로 비상시 시행되는 연료 배출 절차”라며 “착륙 시 항공기 구조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체를 가볍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연료는 공중에서 증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관련 규정에 따르면 항공유 배출은 최소 3000m 이상의 고도에서, 원칙적으로는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 북해 상공 등에서 이뤄져야 한다.

    항공유가 투하된 지역 중 한 곳의 시장은 “피해 지역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리에주 공항 측에 항공기의 운항 경로를 요청하겠다”며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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