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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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에 더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고강도 수급대책’이 24일 나오자 148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도 단숨에 1450원 아래로 내려왔다. 시장에선 원화 약세로 기울어진 심리가 한풀 꺾인 만큼 연말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구조적 해법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환율이 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환당국의 고강도 환율안정 대책은 환율이 장중 연고점(4월9일, 1487.6원)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3원 오른 1484.9원에 개장해 시초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장과 동시에 외환당국의 환율안정 대책이 나오자 환율이 수직 하락하면서 전장보다 33.8원 떨어진 1449.8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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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외환당국이 세수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서학개미·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 원화 약세를 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 가능성이 열렸다고 본다. 이날 오전 장중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략적 환 헤지는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를 내는 만큼 이날 환율 하락폭이 33.8원으로 3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세수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세제 카드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는 점에서 외환 수급 개선과 함께 원화 약세 심리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차익실현이 나타나면서 수급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발표된 국민연금 관련 및 여타 외화유동성 확보 조치가 기존 규제의 완화 및 연장 조치에 가까웠다면, 이번엔 모두 새롭게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해외자회사의 사내 유보금이 회귀될 가능성이 있고 이번 개입으로 1500원이 우려되던 가파른 환율 상승 기대는 일단 꺾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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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두개입으로 환율이 내려간 상황에서 세제지원 대책이 맞물리면서 원화 약세 심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업체가 높은 수준의 환율에서 팔기 위해 갖고 있던 물량이 있는데 당국이 환율 고점은 지났고 달러를 파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시그널을 줬고, 달러 물량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약세 심리가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있다.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로 들여온 돈으로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장기 수익률 기대가 높은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큰 만큼 세제혜택만으로 국내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어느 정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 원화 강세가 된 건 맞지만, 과연 국내 자산이 투자하기에 매력이 있는지는 따져볼 문제”라며 “반도체, 인공지능(AI)을 제외하곤 모두 나쁜 만큼, 오늘 상황만 보고 원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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