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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제야 등장한 쿠팡의 'Bom'…"소통 소홀 진심으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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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의장, 사태 한 달 만에 '대국민 사과문'
    "미흡한 초기 대응 사과…신뢰 회복에 최선"
    업계 "너무 늦은 사과…안일한 대처의 결과"


    비즈워치

    김범석 쿠팡 Inc 의장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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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등장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한 달' 만이다. 김 의장은 소통에 소홀했던 점과 뒤늦은 입장 발표에 대해 사과했다. 더불어 빠르게 사태를 수습해 다시 신뢰를 쌓겠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다. 그의 침묵으로 쿠팡이 잃은 것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지금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에 대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면서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사과 표명이 늦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제 사과가 늦었다"며 "말로만 사과하기보다는 쿠팡이 행동으로 옮겨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쿠팡이 밤낮없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저도 처음부터 깊은 유감과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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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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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의장은 사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한국 쿠팡과 쿠팡의 임직원은 사태 직후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막중한 책임감으로 문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지난 한달간 매일 지속적인 노력 끝에 최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유출된 고객 정보 100% 모두 회수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25일 고객 정보 유출자를 확인, 진술을 확보하고 모든 저장 장치를 회수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유출자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고객 정보는 3000건으로, 기존에 알려졌던 3370만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유출된 정보도 외부로 유포되거나 판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의장은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쿠팡의 발표에 대해 반발한 바 있다. 정부와 사전 조율 없이 쿠팡이 일방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와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면서 "사고 직후 유출자를 특정해 정부에 통보했고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사용된 장비와 유출된 정보를 신속히 회수했다. 모든 관련 자료를 정부에 제출함과 동시에 많은 오정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유출자가 탈취한 고객의 개인 정보를 100% 회수하는 것만이 ‘고객 신뢰 회복’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국민 여러분과 소통에 소홀했다. 소통의 문제점을 지적하신 모든 분들께 송구하며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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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 드라이브 데이터를 회수 중인 모습 /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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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의장은 "처음부터 다시 신뢰를 쌓겠다"면서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국 쿠팡이 불편을 겪으신 한국 고객들에게 보상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쿠팡의 정보보안 조치와 투자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고 책임을 다해 필요한 투자와 개선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대국민 사과가 현 사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의장의 사과 시점이 너무 늦은 데다, 쿠팡의 초기 대응 미흡으로 이미 소비자들의 쿠팡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과 쿠팡의 안일한 대응이 이번 사태를 키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정상적인 구조였다면 사태 초기부터 김 의장이 적극 전면에 나서 사과를 표명하고 쿠팡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지만 오히려 김 의장은 커튼 뒤에 숨었고 쿠팡은 위기 대응에 취약하다는 점만 여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태를 잘 수습하면 사과는 나중에 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김 의장과 쿠팡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쿠팡의 어떤 점에 크게 실망했고 무엇이 그들을 쿠팡에게서 등을 돌리게 했는지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이 꼭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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