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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4 (일)

    [기자수첩] '그냥 하기'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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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반증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피부가 하얗게 탈색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이 병을 앓았다. 백인이 되고 싶어 표백제를 썼다, 전신 성형했다는 둥 루머에 시달렸지만 사실 병이었다. 실제 그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햇빛을 피하려고 매일 긴팔을 입고 우산을 썼다.

    국내 백반증 명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환자용 '금지 안내 포스터'가 크게 붙어있었다. 햇빛부터 액세서리까지 20개 항목은 됐다. 잭슨이 떠올라 특히 햇빛이 얼마나 나쁜지 물었다. 뜻밖에 '적당한 자외선 노출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도 왜 금지항목에 들어있는지 되물었다. 그는 "환자가 '적당히'를 조절하기 어렵고 기준도 잘 잊어버려서 오히려 탈이 난다"고 했다.

    약은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안내한다. 꼭 식후에 먹어야 하는 의약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약 먹는 걸 자주 까먹으니 삼시세끼 먹는 밥과 연관 짓는 것이다.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간 양치하라는 '3·3·3 법칙'도 의학적 근거는 없다. 기억하기 쉽게 만든 구호일 뿐이다. 그런데도 간단하므로 기억에 남는다. 반복 실천하며 습관이 되면 안 하는 것보다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추는 첫 관문은 '그냥 하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기는 누구나 아는 건강 공식이지만 실천하지 못해 몸과 마음이 병든다. 지속해서, 우직하게 건강한 습관을 이어가려면 '단순한 규칙'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의지력은 댐과 같아서 무언가에 애쓰고 노력해야 할수록 계속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선택하고 행동하는 데 대한 피로와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 건강 습관을 세우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는 '칼로리 계산해 먹기'보다 '절반 크기 밥그릇 쓰기'가 실천하기 더 쉬울 것이다. 운동도 '헬스장에서 15분 운동'보다 '식후 15분 걷기'가 효과적인 실천법일 수 있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키기 쉬운 단순한 건강 규칙을 정하고 하나씩 늘려 가보는 것이 어떨까. 건강은 '아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모두 2027년 건강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머니투데이

    박정렬 바이오부 기자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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