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리스트, ITC에 삼성전자·구글 특허침해 제소
삼성 고객사 구글까지 끌어들여 美 퇴출 압박
엔비디아·구글 겨냥 HBM4 사업 영향 주목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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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제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허괴물’ 넷리스트(Netlist)가 제기한 진정에 따른 것으로, 앞서 넷리스트는 ITC에 제한적 수입금지 명령과 판매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과 관련해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식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조사 대상에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구글, 슈퍼마이크로 컴퓨터가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삼성전자·삼성 반도체 미국법인도 포함됐다.
구글까지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조사 범위는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이를 탑재한 서버·컴퓨팅 시스템·스토리지 제품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넷리스트는 삼성전자의 HBM과 DDR5 등 메모리 반도체가 자사의 D램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허침해 등 불공정 무역 행위가 인정될 경우 수입 배제 명령을 통해 관련 제품의 미국 내 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미국 관세법 337조에 따른 조사를 요청했다.
넷리스트가 ITC에 요구한 조치는 제한적 수입 배제 명령과 특허침해 정지 명령이다. 삼성전자의 HBM과 DDR5 등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이를 탑재한 서버 완제품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차단해달라는 취지다.
넷리스트는 2020년부터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기존 민사 소송은 손해배상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ITC 제소는 미국 시장 유통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강도 높은 압박 수단으로 평가된다.
이번 ITC 조사 개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과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에 HBM4 탑재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넷리스트는 삼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사인 구글까지 분쟁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ITC는 “조사 개시 후 45일 이내에 조사 완료 목표일을 정할 것”이라며 “조사를 개시했지만, 아직 사건의 실체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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