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이버 주력 수사 겹쳐
이첩요청권 따른 혼선 불가피
“수사사법관이 주도” 불만도
경찰청은 전날부터 중수청법안을 살펴보면서 입법의견을 준비하고 있다. 입법예고가 이뤄지는 26일 전까지 내부 의견을 정리할 방침이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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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사대상 중첩이다. 검찰은 2대 범죄(부패·경제)로 수사대상이 한정됐지만 중수청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9대 중대범죄를 다룬다. 이 중 선거·마약·사이버·대형참사 등 범죄는 그동안 경찰이 주력한 수사로 상당부분 중첩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세부적인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지만 하위법령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범위를 넉넉하게 잡는다면 중복되는 건수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첩되는 범죄에 대해서는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이첩을 요청할 수 있는 ‘이첩요청권’을 갖게 된다. 9대 중대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경찰에 접수되면 경찰은 이를 중수청에 통보해야 한다. 중수청이 맡는다면 경찰에 이첩요청을 하게 된다.
이첩요청권으로 인한 혼선은 비슷한 권한을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도 나타났다.
고위공직자 사건은 공수처와 협의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수처로부터 한 달 안에 회신을 받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사안에 따라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첩을 결정하는 기간 동안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수청 조직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나뉘는 것에 대해서도 경찰 내부 불만이 적지 않다.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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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 수사사법관 아래 경찰이 전문수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주도적인 수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전직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경찰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제2의 검찰’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결국 검찰 출신 수사사법관이 주도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며 “주도적인 수사가 가능한 경찰조직을 떠나 보조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통제,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지휘권 부여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행안부 업무보고 간담회에서 “경찰제도에 큰 변화를 불러오는 만큼 입법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며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논의나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회 등 관계기관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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