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가상 현실(VR) 협업 플랫폼 호라이즌 워크룸스(Horizon Workrooms)를 16일(현지 시간) 중단하고, 상용 퀘스트(Quest) 헤드셋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판매를 2월 20일까지 완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로 선언한 지 4년 만에 내려진 것으로, 빅테크 업계의 전략적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스튜디오 폐쇄
이번 사업 철수와 함께 메타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VR 게임 스튜디오 3곳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폐쇄가 확정된 스튜디오는 아마츄어 스튜디오(Armature Studio), 트위스티드 픽셀(Twisted Pixel), 산자루 게임스(Sanzaru Games)로, 이들은 레지던트 이블 4 VR(Resident Evil 4 VR), 마블 데드풀 VR(Marvel’s Deadpool VR), 아스가르드의 분노(Asgard’s Wrath) 등 호평을 받은 VR 타이틀을 개발한 곳이다. 직원들은 13일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개발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충격을 전했다.
메타가 2023년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와의 분쟁 끝에 4억 달러에 인수한 VR 피트니스 애플리케이션 슈퍼내추럴(Supernatural)도 유지보수 모드로 전환되어, 새로운 콘텐츠나 기능 업데이트는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회사는 "스튜디오의 최근 조직 변경으로 인해 슈퍼내추럴은 오늘부터 더 이상 새로운 콘텐츠나 기능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워크룸스 사용자를 위해 메타는 아서(Arthur), 마이크로소프트 팀스(Microsoft Teams),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스 워크플레이스(Zoom Video Communications Workplace) 등의 대안을 권장하고 있다.
100조원 손실과 시장 실패
이번 철수는 저커버그가 2021년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선언했던 비전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리얼리티 랩스는 그 이후 2025년 3분기에만 44억 달러를 포함해 누적 700억 달러(약 100조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소비자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타는 2025년 첫 3분기 동안 170만 대의 퀘스트 헤드셋을 판매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데이터 담당 부사장인 프란시스코 제로니모는 더 레지스터(The Register)와의 인터뷰에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 모든 아이디어들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평가했다. KPMG에 따르면 VR 시장 규모는 2024년 111억 8천만 달러에서 2029년 359억 7천만 달러로 연평균 26.3%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메타가 기대했던 급격한 시장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과 웨어러블로 투자 방향 전환
메타는 인공지능(AI)과 웨어러블 기술로 투자를 재배치하고 있으며, 에씰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와의 레이밴 스마트 글라스(Ray-Ban Smart Glasses)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메타는 지난해 스케일 AI(Scale 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하고 창립자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을 영입해 AI 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또한 회사는 2025년 예상 투자액을 700억~72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메타 대변인은 엔가젯(Engadget)에 "지난달 우리는 메타버스에서 웨어러블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며, 절감된 비용을 올해 웨어러블 성장을 지원하는 데 재투자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리얼리티 랩스를 총괄하는 CTO 앤드류 보스워스(Andrew Bosworth)는 1월 14일 “올해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묘사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이를 알렸다. 블룸버그가 보도한 그의 메모에 따르면, 호라이즌 팀은 이제 “모바일을 위한 최고의 호라이즌 경험과 AI 창작 도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2026년 3,759억 3천 만 달러에서 2034년 2조 4,800억 5천 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26.60%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2025년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110% 성장하며 웨어러블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스마트 글라스 시장 규모가 2025~2030년 동안 27.3%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2030년까지 82억 6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의 이번 결정은 빅테크 기업들이 하드웨어 중심의 메타버스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AI와 경량 웨어러블로 전략적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실패로 끝났지만, 메타는 AI 기술과 스마트 글라스를 중심으로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경쟁에 재도전하고 있다.
명승은 mse01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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