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법리오해 없다며 상고 기각
2심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지만…
잘못된 기억 유도 확대 여지 충분”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019년 세 자매에게 친부를 성폭행 가해자로 고소하도록 허위 기억을 주입한 것으로 조사돼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검찰 수사관이자 장로였던 이모씨 등 교회 신도 3명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지난해 12월24일 기각했다. 쟁점은 피고인들이 무고했다고 볼 수 있는지, 고의로 허위 기억을 유도했는지 등이었는데,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봤다. 이로써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 판결한 항소심은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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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들 피고인이 세 자매의 가족이 교회에 대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허위 고소로 성폭행 범죄자로 만들려고 시도했다고 봤다. 이들은 신도들 위에 군림하며 환상을 볼 수 있다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등 선지자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이들에게 징역 3∼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며 허구의 기억을 주입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무고는 미필적 고의로도 범의(범죄 의사)를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은 성폭행 피해가 허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판시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 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며 이들의 성 상담 과정에서 유도와 암시에 의해 세 자매에게 허위 기억이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또한 혐의 증명과 별개로 이들의 종교 성향과 신념, 왜곡된 성 가치관, 부적절한 상담 방식 등을 언급하며 “서로에게 잘못된 기억을 유도하고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공모해 허위 기억을 주입한 혐의는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 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존재하고 주변인들 역시 그랬던 정황이 존재한다”며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성을 인식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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