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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노동시간, 유급휴일 미적용…‘노동권’ 위협하는 행정통합 특별시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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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왼쪽)과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대구ㆍ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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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기본적인 노동관계법 적용이 제외되는 각종 특례 조항들을 행정통합 특별시 추진 법안에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적용 배제하는 내용이다. 노동자 대우의 지역 차별과 격차를 심화시키고, 노동조건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경북특별시법안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등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특례가 포함됐다. 법안 제115조에 제시된 글로벌미래특구에 적용 가능한 규제배제특례 등의 범위 및 내용 중에는 ‘글로벌미래특구에서는 최저임금법 제6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또 ‘근로기준법 제50조에도 불구하고 1주 또는 1일의 근로시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달리 적용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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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준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 담긴 내용. 국회의안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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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법 제6조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 지급, 최저임금 산입 범위 적용, 도급인과 수급인의 최저임금 지급에 대한 연대 책임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 근로시간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원래도 최저임금 미준수 사업장이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임금과 노동시간 예외를 제도적으로 허용해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은 4년 연속 최저임금법 위반 신고율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노동계와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경북본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대구 경북을 과로사, 저임금 특별시로 만들셈인가”라며 “노동자와 주민의 의사도 묻지 않고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내모는 법안 폐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글로벌 미래’에 숨은 ‘노동의 퇴행’을 규탄한다”며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해 온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허물겠다는 것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구조적으로 후퇴시키는 발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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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개한 ‘(가칭)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광주전남특별시법안)’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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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이 주도하는 광주전남특별시법안에도 투자 유치를 명목으로 외국인투자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에 대해 일부 근로기준법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지난달 공청회에서 공개된 광주전남특별시법안 초안 제235조 1항은 특별시 내 외투기업에 대해서는 고용의무에 관한 사항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제2항은 외투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규정된 휴일을 무급으로 할 수 있게 했다. 근로기준법상 보장하는 주1회 유급휴일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급휴일 등을 무급으로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제3항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및 제6조에도 불구하고 근로자파견대상업무를 확대하거나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파견법에 따르면 파견 대상 업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부 업무로 제한되고, 파견 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 연장 1회 가능으로 총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파견 업무와 기간을 확대하면서 노동자 파견이 남용되고, 비정규직 고용이 지속화될 위험이 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노동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남 관계자는 “해당 조항은 현재는 삭제돼서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특례 조항이 지역 간 격차를 오히려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민주화 이전 고도 성장 과정에서 했던 산업정책 양태로, 시대에 역행한다”며 “지역 주민의 노동조건은 하락하고 지역 격차는 더 벌어지며, 대도시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하는 방식으로 내국인 청년들은 더 지역을 떠나게 되고, 외국인 노동자들만 와서 일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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