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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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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 데이터, AI 시대의 다이아몬드…국가 승인 전제로 바이오 데이터 개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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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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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우수한 바이오 데이터 수집·연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바이오헬스 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보주체인 개인이 유출 우려로 바이오 데이터 제공 의향이 낮은 만큼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방안’ 보고서를 보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혁신 신약과 첨단 의료기기 분야에서 선도국에 뒤처진 상태다. 세계 매출 상위 30위 내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없으며 국내 1위 제약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28억달러)도 글로벌 상위 3개 제약사 평균 매출의 5% 수준에 불과하다.

    한은은 원천기술 부족이 격차의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원천기술의 양적 지표인 미국 내 바이오헬스 특허출원 건수를 보면 한국은 2016~2023년 중 4800건으로 세계 9위에 머물렀다. 이는 인구 규모가 훨씬 적은 스위스나 후발 주자인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바이오헬스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며 우수한 바이오 데이터 수집·연계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에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단일 건강보험제도를 기반으로 수집된 5000만 인구의 건강보험·병원 임상 데이터는 ‘AI 시대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이에 더해 미국 출원 AI 특허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AI 의료기기 건수 모두 세계 4위를 기록해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선도국 추격의 기반이 되는 바이오 데이터 활용이 저조한 점이라고 한은은 짚었다. 우수한 바이오 데이터 수집·연계 인프라를 갖고 있는데도 정제, 공유 등 활용 단계에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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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은 바이오 데이터 활용이 저조한 데는 데이터 활용의 위험·비용은 정보주체(개인)와 수집관리자(병원)가 부담하는 반면 이익은 활용자(기업·연구자)와 사회 전체로 분산되는 ‘인센티브 불일치’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경우 공익적 활용 가치에는 공감하나 유출, 오용을 우려해 데이터 제공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 제공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6.9%에 그쳤다. 한은은 “한 번 공유된 데이터는 개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게 되고, 정보 주체는 자신의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목적으로 활용되는지 알기 어려운 정보 비대칭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수집관리자의 경우 데이터 정제 비용, 유출 시 법적 책임 등에 따른 부담이 크지만 보상은 미미해 데이터 공유를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보건의료정보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원 데이터를 연구 목적으로 외부와 공유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한은은 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으로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개방 체계’를 제안했다. 이 체계는 사전 심사를 통해 법에서 정한 공익성 요건을 충족한 연구에 한해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되, 승인된 연구에 대해서는 사전 동의 면제 등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성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국가 승인 체계는 바이오 데이터의 전략 자산화를 통해 저성장 국면의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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