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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국·인도 관세 자료서 일부 문구 수정···모호한 합의에 농민단체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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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5일(현지시간) 인도 펀자브주 암리차르에서 인도·미국 무역 합의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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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악관이 인도와의 잠정 무역 합의 내용을 담은 팩트시트(설명자료)에서 콩류 관련 문구를 삭제하고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불명확한 합의 내용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인도 농민 단체는 무역 합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9일 공개한 팩트시트에서 “인도는 특정 펄스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광범위한 범위에서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수정본에서는 펄스에 대한 언급이 삭제됐다.

    펄스는 렌틸콩, 병아리콩, 검은콩, 비둘기콩 등을 포함하는 인도의 주요 식량 작물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펄스 소비국으로 국내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캐나다, 호주, 미얀마 등에서 수입해왔다.

    또 인도의 대미 구매 계획과 관련한 표현도 일부 바뀌었다. 백악관은 당초 “인도가 미국산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석탄,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committed)”고 했으나 수정본에서는 “해당 품목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intends to)”고 표현을 완화하고 농산물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백악관과 인도 상무부는 문구 수정 배경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요 문구가 수정되자 현지에서는 합의 조건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라지 후세인 전 인도 농업부 차관은 미 매체 CNBC 인터뷰에서 “무역 합의의 여러 세부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관세 품목별 적용 범위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다”며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회색지대’가 여전히 있다”고 했다.

    무역 합의에 반대해온 인도 농민단체 연합체 사뮤크트 키산 모르차는 12일 펀자브주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합의 조건이 명확하지 않은 점과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인한 농민 피해를 우려해왔다. 또 유전자변형 옥수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탄올 부산물인 증류건조곡물의 수입이 허용되거나 미국산 대두유에 대한 관세가 낮아져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농업 종사 인구 비중이 높은 인도에서 수천만명에 달하는 농민들은 인도 정치의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2020년 농업개혁법에 반대하는 농민 단체의 1년에 걸친 장기 시위로 모디 총리는 법안을 폐지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농민 단체의 움직임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면한 정치적 부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인도는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와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조건으로 기존 50% 관세를 18%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인도는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하기로 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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