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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할머니께 사죄”했던 일본 석학 무라오카 다카미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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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15년 5월2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8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무라오카 타카미쓰 교수가 사죄문을 읽은 뒤 길원옥 할머니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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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과거사 반성에 앞장섰던 세계적인 성경 고전어 연구자 무라오카 다카미쓰 네덜란드 레이던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일 네덜란드 레이던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 그리스도신문이 13일 전했다. 향년 88세.

    1938년 히로시마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경 히브리어의 강조 표현 연구로 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아람어 등 고대 성경 언어와 70인역 성경 연구 권위자였다. 영국 맨체스터대와 호주 멜버른대를 거쳐 네덜란드 레이던대에서 히브리어와 이스라엘 고대사 등을 가르쳤다. 2017년 영국 학사원의 버킷상을 받았다.

    2000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포로가 됐던 네덜란드인 교사의 일기를 번역·편집한 책 ‘넬(Nel)과 아이들에게 키스를’을 출간했다. 이 책에 기록된 비난 없는 서술에 깊은 충격을 받아 전쟁 책임과 화해에 대한 생각을 더욱 굳혔다. 2008년 인도네시아 여성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책 <위안부 강제연행>을 출판했고, 2013년에는 네덜란드 여성이 쓴 ‘꺾여버린 꽃’을 일본에서 번역 출판했다.

    2003년 퇴직 후 일본의 침략으로 상처를 입은 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 대학이나 신학교에서 무료로 전문 과목을 가르쳤다. 2014년에는 서울의 횃불 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와 포항 한동대 교단에 섰다.

    무라오카 교수는 2015년 5월27일에는 한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수요 집회에 참석해 “일본군이 여러분에게 상처를 입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은 역사는 저희 조국의 역사라는 점에서 저도 일본 국민으로서 책임이 있다. 희생자의 상처를 악화시키는 현 정부의 모습에 일본 국민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고 심한 분노를 느낀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발표하고 길원옥 할머니 등에게 고개를 숙였다.

    2023년 7월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이준 열사 순국 116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특별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사람들은 어두웠던 과거사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을지 모르지만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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