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말말말
파면 결정 후에도 “메시지 계엄” 주장
끝까지 반성 없이 남 탓·변명·궤변 반복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선 12·3 불법계엄 선포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매주 열린다. 전국 법정 중 대법원 대법정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다음으로 큰 이곳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들도 거쳐 간 장소다.
경향신문은 이 역사적인 재판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을 둘러싸고 나오는 법정 공방을 매주 연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장관 등 전·현직 군경 관계자들의 재판이 열리고 있는 서울중앙지법과 중앙지역군사법원의 재판 과정을 기록해, 전 국민을 혼돈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2024년 12월3일 ‘계엄의 밤’을 재구성한다.
경향신문은 이 역사적인 재판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을 둘러싸고 나오는 법정 공방을 매주 연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장관 등 전·현직 군경 관계자들의 재판이 열리고 있는 서울중앙지법과 중앙지역군사법원의 재판 과정을 기록해, 전 국민을 혼돈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2024년 12월3일 ‘계엄의 밤’을 재구성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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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재판은 이제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274일간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의 입에선 ‘남 탓’과 변명, 궤변만 쏟아져나왔다.
끝까지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파면 직후 열린 지난해 4월 첫 재판부터 지난 1월 마지막 재판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깨우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억지 주장을 폈고, 계엄 선포 이유로는 ‘야당 탓’만 반복했다. 불리한 증언이 나올 땐 자신의 명령에 따른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① 내가 한 계엄은 다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파면’을 결정한 지 열흘 뒤인 지난해 4월14일에 열렸다. 검찰 측 공소사실 요지를 듣던 윤 전 대통령은 비장한 얼굴로 마이크를 잡고 12·3 계엄이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미 헌재에서 탄핵당한 논리인데도, 윤 전 대통령은 확신에 찬 모습으로 ‘나의 계엄 선포는 정당했다’고 강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선포한 계엄이 과거 다른 대통령들이 선포한 계엄령과 전혀 다르다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방송으로 공포해놓고 국회가 그만두라고 해서 당장 그만두는 몇 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게 도대체 인류 역사에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며 “마치 내란을 하려는데 인력 부족해서 성공 못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건 넌센스”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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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열린 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야당의 예산 삭감과 줄탄핵 때문에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재판에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을 신문할 때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군 관련 예산을 삭감해 안보 위협이 심각해졌다는 취지로 말하며 “사병들을 관리하는데 하다 못해 통닭이라도 한 마리 사주려면 필요한 돈인데, 어떻게 이런 것만 딱딱 골라서 자르나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이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해 군 장성들이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현장 군인들이 증언대에 서는 상황에서도 ‘군인들 통닭 사 먹을 돈까지 삭감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변명만 늘어놓은 것이다.
② 국회 봉쇄, 정치인 체포는 부하들이 꾸민 일이다
재판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국회 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체포조 운영 등 의혹을 폭로한 ‘핵심 증인’을 마주하자 윤 전 대통령은 더 노골적으로 ‘남 탓’을 했다.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에게 “싹 다 잡아들이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이른바 ‘체포조 의혹’을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나온 날이 대표적이다. 그는 홍 전 차장에게 “여인형이가 통신사에다가 실시간 위치추적 해달라고 얘기할 때 ‘명단 대봐’라고 얘기했지만 ‘아니 이 자식이, 도대체 방첩사령관이란 놈이 수사의 ‘시옷’(ㅅ)자도 모르고, 어떻게 이런 놈이 방첩사령관을 하나’ 이런 생각 들었죠?” “뭘 검거, 체포한다는데 (수사의) ABC도 모르는 놈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까?”라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걸 시키고, 여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아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며 수사를 잘 아는 자신은 그런 지시를 할 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12·3 불법계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재판에서 대면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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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차장은 “여인형이 대통령으로부터 아무 지시도 받지 않고, 단독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군사 쿠데타 내란을 혼자서 일으켰단 말이냐”라고 따졌다. 그는 “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시는 거 아니죠? 여인형이 왜 그런 요청을 합니까?”라고 되물으며 “대통령이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일개 군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하고 신문하겠다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3일 열린 마지막 재판에서는 “월담 의원 잡아라, 국회의원 체포하라? 그런 얘기 한다는 자체가 미친 사람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다”며 “제가 무슨 옛날 하나회도 아니고, 내가 뭘 믿고? 물론 제가 임명한 장관급, 차관급 공무원이라 하지만 제가 뭘 믿고 택도 아닌 부탁을 하겠으며 체포하면 그 다음엔 어떡할 겁니까”라고 강변했다.
③ 나는 순진한 바보다
윤 전 대통령은 마지막 재판에서 최후진술을 하면서도 ‘망상’ ‘바보’ ‘미친 사람’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장기집권을 목적으로 친위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지적한 특검 측 논리가 ‘소설이고 망상’이라며 내내 격앙된 모습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개헌해가지고 장기독재를 한다고요? 미리 알려주시지 그랬습니까? 어떻게 하는 건지 좀 배워보게?”라며 “저는 그런 생각해 본 적 없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런 거에 넘어갈 사람도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순진한 바보’라서 전두환 같은 쿠데타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헌문란과 폭동이 안 된다는 걸 헌재에서 잘 설명하면 다 정리가 되겠거니 이렇게 순진하게 생각했다”며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합니까? 친위 쿠데타를 할 정도면 눈치가 빨라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향한 수사와 재판이 모두 민주당이 꾸민 ‘내란몰이’에 불과하다면서 “이 사건이 갖는 헌법적 함의와 대통령으로서 국가 위기 상황에서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를 막으려 했던 엄중한 책임감에 대해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계엄은) 결코 국헌문란이 될 수 없고, 폭동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1심 선고는 오는 19일 오후 3시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진행된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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