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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박형준 “광역 통합 특별법, 분권 빠진 빈껍데기…선거용 졸속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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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권·자치권·인사권 빠진 특별법 허점 저격

    지방세 조정·예타 면제·그린벨트 권한 ‘공란’

    선거용 졸속 입법 경고하며 ‘진짜 통합법’ 촉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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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광역 시·도 통합 특별법안’에 대해 “지방분권의 본질을 외면한 ‘빈껍데기’ 통합이자, 선거를 앞둔 졸속 행정”이라며 강력한 포문을 열었다. 특히 재정권과 자치권 이양이 담보되지 않은 현행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물론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24일 오후 부산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백브리핑을 통해 “행정 통합은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바꾸는 문제로, 특히 광역단체 통합은 중앙집권적 질서를 분권적 질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의 발언은 행정 통합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집권적 질서를 깨뜨리지 못한 채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한 정부의 설계 방식을 정조준했다.

    박 시장은 현 법안의 문제점을 다섯 가지 핵심 분야에서 조목조목 짚었다. 우선 자치입법권과 관련해 “중앙정부의 법률 시행령과 지침이라는 규제 틀이 여전하다”며 무늬만 통합인 상황을 지적했다. 또한 통합 특별시에 부여되어야 할 인사·조직 자율 운영권이 빠진 채 “여전히 행정안전부를 상전으로 모셔야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가장 실질적인 문제는 재정권의 부재다. 박 시장은 “지방세 비율 조정이나 인센티브 예산이 법에 명기되지 않았다”며 “재원 마련 근거도 없이 연간 5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기만”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특별행정기관 이양과 그린벨트·예타 면제권 등 국토 이용권의 실질적 권한 분산이 빠진 점을 들어 “붕어빵에 팥이 없고 만두에 속이 없다”고 일갈했다.

    박 시장은 이번 특별법이 향후 자치단체 통합의 나쁜 선례가 될 것을 우려했다. 현재 부산과 경남이 추진 중인 ‘주민 의사에 기초한 분권형 통합’ 모델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건강을 돌보지 않는 살찌우기는 결국 지역민 간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며 “해로운 기준으로 무슨 이로운 통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박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선거를 코앞에 두고 본질적인 문제는 함구한 채 통합 이슈만 던져놓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일방적인 ‘속도전’이 결국 선거용 졸속 통합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특별법이 통과하면 부산과 경남처럼 주민 의사에 기초해 분권 있는 통합을 하려는 지방에도 큰 해악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전제된 ‘진짜 통합법’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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