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98일 남은 현재 충북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각 정당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예비후보 공모에만 200여 명이 접수하는 등 지역 정치 현장은 벌써 선거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가장 기본적인 뼈대인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자신이 어느 지역구에서 뛰어야 할지 모른 채 선거 준비에 나서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인 2월 19일을 넘기고도 광역의원 선거구를 확정하지 못했다.
정개특위는 지난달 13일에야 첫 회의를 겨우 열었고, 이후에도 구체적 결론 없이 논의를 끌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명시한 기한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이 행태는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제도를 스스로 흔드는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와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도 국회 논의 지연으로 충북도의회는 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둔 3~4월에야 시·군의원 정수 및 선거구 관련 조례 개정을 처리했다.
매 선거 때마다 판에 박힌 듯 반복되는 '깜깜이 선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매번 별다른 반성이나 제도 개선 없이 다음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단순히 출마 예정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각 정당의 공천 전략 수립이 근본적으로 어려워진다.
선거구 윤곽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지역에 어떤 인물을 배치할지 논의 자체가 허공에 뜬다.
후보자 개인으로서는 지역구민을 만나 민심을 살펴야 할 소중한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지역 주민들의 혼란도 크다.
청주의 한 주민은 "지지하려던 인물이 선거구 조정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기본 틀조차 정해지지 않은 현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권자가 후보를 보고 선택하기에 앞서 내가 어느 선거구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 선거의 정상적인 모습인가.
인구 변동에 따른 선거구 조정 문제도 있다.
옥천군의 경우 도의원 의석이 2석에서 1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제천시는 인구 규모 대비 의석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반면 청주 오송 등 인구가 늘어난 지역은 의석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처럼 지역 민심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들이 국회의 태만으로 인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선거구 획정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회가 임박해서야 처리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선거구 획정 권한을 독립적인 상설 기구에 맡기고, 법정 시한 내 처리를 강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 스스로가 법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서 국민이 법과 민주주의를 신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개특위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즉각 선거구 획정을 완료해야 한다.
반복되는 '깜깜이 선거'에 종지부를 찍는 것 그것이 이번 정개특위에 주어진 최소한의 책무다.
선거구,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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