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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90% 힘으로 시속 155㎞… 곽빈 ‘WBC 에이스’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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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자 속출한 대표팀 희망으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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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아, 팀의 에이스는 당신입니다. 지금처럼만….”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설날을 맞아 선수들에게 세뱃돈이 든 봉투를 건네며 직접 쓴 메시지를 남겼다. 류 감독에게 ‘에이스’ 칭호를 받은 선수는 곽빈(27·두산)이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대표팀 마운드엔 부상 악령이 드리웠다. 선발의 한 축을 꿰찰 것으로 기대한 원태인(26·삼성)과 문동주(23·한화)가 이탈했고, 마무리로 낙점받은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종아리를 다쳐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위기에 몰린 류 감독은 곽빈을 핵심 선발 투수로 점찍은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곽빈은 첫 평가전 등판에서 뛰어난 구위로 류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5㎞까지 찍혔다. 곽빈은 1회 이진영과 요나단 페라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고, 2회엔 2사 1루에서 이도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곽빈은 “1회에는 90% 힘으로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밸런스가 좋아 구속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WBC는 대회 규정상 선발 투수를 길게 끌고 가기는 어렵다. 조별 리그(1라운드)는 투수 1명당 한 경기 최대 65구, 8강은 80구, 4강·결승은 95구가 상한선이다. 여기에 휴식 의무도 따른다. 한 경기 50구 이상 투구 시 최소 나흘, 30구 이상이면 최소 하루 휴식이 필요하다. 선발 스타일의 투수 2명을 묶는 ‘1+1 운용’이나 불펜이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전략을 써야 하는 이유다.

    대표팀 선발 운용은 오키나와 평가전에서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20일 삼성전엔 소형준(25·KT)이 선발로 나와 2이닝을 던졌고, 21일 한화전에서는 류현진(39·한화)이 2이닝을 소화했다. 23일 한화전은 곽빈이 2이닝을 책임졌고, 24일 KIA전에서는 고영표(35·KT)가 3이닝을 맡았다. 26일 삼성전과 27일 KT전에서도 선발 후보들이 2~3이닝을 던질 예정이다. 곽빈과 류현진, 소형준, 고영표 등이 조별리그에서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우주(20·한화)와 손주영(28), 송승기(24·이상 LG),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은 선발 이후 투입돼 긴 이닝을 책임질 자원으로 꼽힌다. KBO리그에서 마무리로 활약 중인 박영현(23·KT)과 조병현(24·SSG), 김택연(21·두산)이 경기 후반부를 맡을 핵심 구원진. 왼손 불펜 김영규(26·NC)는 좌타자를 상대로 출격한다.

    많은 투수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선발이 무너지면 승부를 뒤집기 어렵기 때문에 곽빈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2023시즌 KBO리그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맹활약한 그는 지난 시즌엔 부상에 시달리며 5승 7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3~4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카드가 필요한 대회 특성상 곽빈이 향상된 구위를 보여준다면 류지현 감독의 투수 운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23 WBC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던 곽빈은 2024 프리미어12 쿠바전에 선발 등판, 4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곽빈은 “많은 동료가 부상으로 빠진 게 너무 아쉽다”며 “그만큼 내가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할 것 같다. 아직 에이스라는 말에 결과로 증명하진 못했지만, 그 믿음에 꼭 응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WBC 대표팀은 내달 5일 일본 도쿄에서 체코전을 시작으로 일본·대만·호주와 조별 리그를 치른다. 5팀 중 2위 안에 들어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 야구는 2009년 WBC 준우승 이후 세 차례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통과에 실패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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