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7 (금)

    [사설] 김정은 ‘한국엔 적대·미국엔 손짓’, 한반도 긴장 높이지 말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막 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국가 핵무력을 더욱 확대 강화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겠다”고 했다. 5년 전 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발전 계획을 밝힌 북한이 이번에는 핵무기 수 확대, 핵운용 수단·활용공간 확장 등을 통한 핵무장 가속화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을 향해선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국에는 적대감을 표출하며 등 돌리고 살자면서도 미국에는 대화의 손짓을 한 것이다.

    노동당 대회는 북한의 정책 기조와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다. 그런 자리에서 대남 기조로 ‘절대불변한 대적 투쟁’을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의 관계 개선 조치를 “서투른 기만극”이라고 비난하고, 남북이 ‘적대적 두 국가’ 상태를 “영구화”하자고 했다. 또 접경지역 요새화, 방사포·전술유도미사일 등 화력 증강 배치에 더해 핵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군사적 긴장 고조는 남북 모두에 하등의 도움이 되질 않는다. 김 위원장은 도대체 한반도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나.

    김 위원장은 미국에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조건을 달아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대화 의향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같은 제안을 했는데 미국은 호응하지 않았다. 재차 얘기한 건 그만큼 대화하고 싶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대남 위협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예상치 못한 일도 아니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래 쌓인 적대 감정을 없애야 하는데 일순간에 한 가지의 획기적 조치로는 이룰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를 외면하고 있지만 불신을 하나씩 걷어내고 신뢰를 쌓다 보면 마주할 날도 올 것이다.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평화·안정 말고 다른 길이 있는가.

    하지만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북한 위협에 군사적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면서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북한도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은 한국과 대화할 뜻이 없다고 해도 오판에 의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 복원에 동참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3월31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정상 대화가 성사되길 기대한다.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폐막한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