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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2 (월)

    매년 10%씩 하던 농지조사, 이달 중 첫 전국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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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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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 버렸다”며 전수조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 모든 농지를 조사하는 건 처음이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조사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 농지 면적은 150만 ha가량으로 국내 전체 면적의 약 20%를 차지한다.

    정부는 매년 전체 농지의 10%에 대한 실태조사만 진행했다. 단속 인원, 예산 등의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는 전국 모든 농지를 대상으로 하는 첫 전수조사다. 모든 농지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먼저 서류 분석 등을 통해 수도권 등 농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을 선별한다. 그 후 이 지역에 대해 드론 등을 활용한 현장 검사를 진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요즘은 귀농·귀촌을 하려고 해도 (땅값이 올라) 어렵다고 한다”며 “대규모로 전수조사를 해서 농사를 짓는다고 사서 방치한 농지에는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돼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사람이 소유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이 원칙이다. 농지를 상속받거나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다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주말농장 용도 등에만 예외가 인정된다. 임대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를 임대하는 경우 등은 허용된다.

    그럼에도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농지 가격이 올라 귀농 가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개발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수도권 일대 수십억 원 규모의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사들이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2020~2024년 귀농한 가구 3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농지 확보에 사용한 비용은 평균 4880만 원으로 1년 전 조사보다 16.7% 올랐다. 30대 이하 청년 귀농인들이 귀농할 땐 8209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농사를 짓지 않고 땅을 쉬게 하는 휴경이나 불법 임대 등을 적발한다는 계획이다. 농지 가격이 높은 수도권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나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에 대해선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업권별로 농지담보대출 실태를 점검하기로 하고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을 검토 중이다. 개인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나 담보인정비율(LTV) 같은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할 목적으로 농지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 농지 보유 규정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동천 홍익대 법학부 교수는 “LH 사건 이후 농지 취득 자격 심사가 강화됐지만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여전히 간소하다”며 “농지 처분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지인에게 명의를 이전하는 경우도 많아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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