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투시경 착용 상태에서 다른 전투기와 거리 정확하게 판단 못해"
90년대 이후 8번째 공군 항공기 공중충돌 사고…야간투시경 착용 비행 중엔 처음
경북 영주 전투기 추락 현장 주변 산불 |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정현 기자 = 지난달 25일 경북 영주시에서 발생한 F-16C 전투기 추락 사고는 전투기 간 공중 충돌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군은 4일 당시 추락사고는 F-16C(단좌) 전투기 2대가 야간 비행훈련 중 1번기의 좌측 연료탱크가 2번기의 우측 날개에 부딪혀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 조종사는 사고 당일 오후 6시 58분 공군 충주기지에서 이륙해 '야간투시경 착용 고난도 전술훈련'을 실시했고, 사고 직전 이 훈련의 최종절차로 '전투피해 점검'을 진행 중이었다.
전투피해 점검은 임무수행 중 또는 직후에 같은 편조 항공기의 기체표면 및 장비손상 여부, 연료탱크와 무장의 상태, 누유 여부 등을 서로 육안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두 조종사는 전투피해 점검 중 임무 공역의 경계와 가까워지자 공역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선회하는 과정에서 1번기 좌측 연료탱크와 2번기 우측 날개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공군은 "사고조사단은 1번기 조종사가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2번기에 대한 거리와 접근율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 공중 접촉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야간투시경은 전투기 조종사가 야간에도 외부환경을 식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이나, 착용하면 시야각이 좁아지고 원근감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충돌 사고로 2번기는 전방시현기(HUD)가 꺼져 자세 파악이 어려워졌고 조종계통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항공기 고도가 계속 낮아졌다.
당시 임무 지역은 높은 산악 지형이었고, 항공기가 정상자세를 빨리 회복하지 못하면 지면과 충돌할 위험이 컸다고 한다. 이에 2번기 조종사는 추락 예상 지점에 민가 등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비상탈출했다.
1번기 조종사는 항공기 손상은 다소 있지만 조종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관제기구에 비상사태 및 2번기 추락지역을 통보한 후 충주기지에 복귀했다.
1·2번기 조종사의 계급은 둘 다 대위이고, 전체 비행시간은 각각 1천시간, 500시간, 야간투시경 착용 비행시간은 각각 20시간, 50시간이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도입단가 약 200억원인 F-16C 1대가 완전히 파손됐고 추락지역에 산불이 발생했다. 충주기지로 복귀한 F-16C 1대도 연료탱크와 파일런 등이 손상됐다. 파일런은 항공기 날개나 동체 아래 무장, 연료탱크 등을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공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항공기 결함이 아닌 '인적 요소'로 드러남에 따라 모든 조종사를 대상으로 사고사례를 교육하고, 야간투시경 임무시 유의 사항을 강조하기로 했다.
1990년대 이후 공군 항공기 간 공중 충돌 사고는 이번이 8번째이며, 야간투시경 착용 비행 중 공중 충돌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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