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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동풍의 변덕… 강원 영동에 2월 눈가뭄·3월 눈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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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내일 또 대설주의보

    ‘눈 가뭄’에 시달리던 강원 영동과 동해안 일대에 3월 들어 ‘눈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강원 태백만 해도 지난 2~3일 이틀 간 내린 눈이 2월 한 달간 적설량 보다 많았다. 5~6일에도 강원 일부 지역에 대설주의보(24시간 동안 적설량 5㎝ 이상)가 발효될 정도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메마름이 극에 달해 2월 내내 건조특보(실효습도 35% 이하)가 발효됐던 강원 영동에 이달 들어 큰 눈구름대가 들어온 것은 ‘동풍’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찬 동풍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상을 통과하면서 눈구름대를 만들고, 이 눈구름대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한 채 강원 영동과 동해안 일대에 많은 눈을 쏟아낸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지난 2~3일 대설경보(24시간 동안 적설량 20㎝ 이상)가 내려졌던 태백의 경우, 이틀 간 25.4㎝의 눈이 쌓이면서 올 2월 한 달 간 내린 눈(15.8㎝) 보다 많은 양이 집중됐다. 3일 태백산 천제단에는 눈보라에 시야 대부분이 가려질 정도인 시간당 3~5㎝의 거센 눈발이 날렸다.

    우리나라 동쪽 지역은 보통 2월부터 눈이 내린다. 중국 북부 지방에 위치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1월까진 북서풍 계열 바람을, 2월부턴 동풍 계열 바람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2월에 동풍이 자주 불지 않으면서, 동쪽 지역에 ‘2월 적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본지가 최근 3년간 태백에 설치된 자동 기상 관측 장비(AWS)의 2월 적설 기록을 살펴보니 2024년 29일 중 25일(86.2%)에 달했던 적설 일수가 작년은 28일 중 13일(46.4%), 올해는 단 5일(17.9%)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매일 오던 눈이 작년에는 이틀 중 하루, 올해는 5일 중 하루꼴로 내린 것이다. 눈이 줄어들면서 강원 영동과 동해안 일대는 빠르게 말라갔다. 정성자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작년에는 2월에 눈발이 자주 흩날리면서 하루 1㎝ 정도의 눈이 꾸준히 쌓였다면, 올해는 3월 초가 돼서야 2월에 내릴 눈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동풍의 지각을 견인한 것은 올겨울 우리나라 북쪽 상공에 자주 형성된 절리저기압(북극에서 떨어져 나온 찬 공기 덩어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절리저기압이 가림막 역할을 하면서, 찬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려는 흐름을 차단한 것이다. 이랬던 동풍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하면서 눈구름대가 뒤늦게 강원 영동과 영남, 동해안 일대의 건조도를 낮추고 있다. 이 일대에 내려졌던 건조 특보도 3월 들어 모두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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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 뚫고 백두대간 등반 폭설이 쏟아진 3일 등산객들이 강원도 평창과 강릉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선자령 등산로를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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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밤에는 비구름대를 동반한 기압골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하면서 중부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6일 전국으로 비와 눈이 확대될 전망이다. 5~6일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5~10㎜, 남부지방 5~15㎜, 제주도 5~20㎜로 예보됐다. 강원도는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리며 1~8㎝의 눈이 쌓이겠다. 토요일인 7일에는 다시 동풍이 불면서 강원 동해안 일대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8일부터 14일까지는 전국에 큰 눈·비 소식 없이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온도 아침엔 쌀쌀하지만, 한낮엔 포근한 초봄 수준을 유지하겠다. 다만 3월 중순 이후부터는 대기 불안정이 심해지면서 ‘꽃샘추위’와 함께 전국에 눈·비가 잦아질 전망이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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