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지지 않는 고환… 잠복고환은 조기 치료가 중요
노범용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운데)가 생후 10개월 된 남아의 잠복고환 치료를 위한 수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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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후 10개월 된 남아가 영유아 국가검진에서 고환이 제자리에 내려오지 못하는 ‘잠복고환’ 의심 소견으로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아이는 태어난 뒤 성장과 발달 과정에서 특별한 이상 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보호자 역시 고환 위치에 관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 인하대병원 검진 결과 고환이 음낭에서 만져지지 않는다는 소견이 확인돼 정밀 진료가 필요했다.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노범용 교수는 진찰을 통해 고환의 위치와 손으로 만졌을 때의 상태, 좌우 고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고환은 자연적으로 내려가기 어려운 위치에 머물러 있었으며 좌우 크기 차이도 관찰됐다. 노 교수는 이러한 소견을 근거로 고환 성장과 기능 보존을 위해 조기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고환을 정상 위치인 음낭으로 내려 고정하는 ‘고환고정술’을 시행했다. 수술 이후 고환은 음낭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정기적 추적관찰을 통해 회복 상태를 확인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잠복고환은 태아 시기 복부에서 만들어진 고환이 정상적으로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통증이나 배뇨 이상 같은 증상이 없어 보호자가 태아의 이상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 고환은 체온보다 영상 2~4도가량 낮은 환경에서 정상적인 성장과 기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복강이나 서혜부(사타구니)처럼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위치에 오래 머물 경우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진다.
의학적 지침에서는 생후 6개월까지 고환의 자연 하강 여부를 관찰한 뒤, 이후에도 내려오지 않으면 생후 12~18개월 사이에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환의 조직학적 변화가 생후 6~12개월 사이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가능하면 12개월 전후에 수술하는 것이 고환의 성장과 기능 보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근거가 힘을 얻는다. 임상에서는 영유아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돼 돌 이전에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잠복고환은 형태에 따라 치료 접근법이 달라진다. 견축고환(손으로 내리면 음낭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고환)은 음낭까지 내려온 상태를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어, 수술보다는 위치 변화 여부를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활주고환(음낭 정상 위치까지 내려오지 못하는 고환)은 구조적 문제로 자연스럽게 호전되기 어려워 수술적 교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분은 일반적인 신체 진찰만으로는 쉽지 않아 소아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가족력도 고려해야 한다. 잠복고환이 있는 아이의 형제는 일반 인구에 비해 같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4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면서 한 명에게 진단되면 형제들도 함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술 방법은 고환의 위치와 정삭(고환을 음낭으로 연결하는 혈관·신경 다발)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음낭을 통한 고환고정술이 기본이지만, 고환 위치가 높거나 정삭 길이가 부족한 경우 사타구니 쪽을 통해 수술하거나 복강경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정삭(배로부터 고환까지 내려가는 수정관의 일부를 포함한 관)이 매우 짧은 복강 내 고환의 경우 두 단계에 걸쳐 고환을 음낭으로 내려 고정하는 수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잠복고환은 성장 후 생식능력 저하와 고환암 발생 위험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질환이다. 수술한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고환 손상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 교수는 “잠복고환은 아이가 특별한 불편을 호소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질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고환 성장과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영유아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면 소아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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