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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범퍼 접촉에 전치 2주 호소한 ‘나이롱 환자’…법원 “보험 처리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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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대구지법 포항지원 전경.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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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0월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A씨는 접촉사고를 냈다. 후진을 하다 정차 중이던 B씨의 차량 좌측 앞 범퍼를 접촉한 것이다.

    사고는 경미했다. 두 차량 모두 외관상으로 파손이나 흠집이 없었고, 충격도 약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B씨는 사고 직후 응급실을 찾았고, 뇌진탕과 목·허리 염좌 등으로 2주 진단을 받았다.

    B씨는 보험처리를 요구했다. A씨는 사고가 경미했다며 B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A씨는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손해배상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권순향 부장판사는 “B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고로 놀란 것을 넘어 2주간의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A씨의 차량 속도는 10㎞ 미만으로 매우 낮았고, 차량이 B씨의 좌측 앞 범퍼를 스치듯 접촉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봤다. 당시 사고를 조사했던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차량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없었다고 회신한 점도 언급됐다. 병원 진단서 또한 B씨의 증상 호소에 기초해 작성된 것으로 특이한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유현경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경미한 접촉 사고에서 실제 상해 발생 여부에 대한 객관적 입증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보험처리 및 과잉진료 관행에 제동을 건 사례”라며 “과장된 피해 주장으로 억울함을 겪는 운전자들이 부당한 보험처리 요구에 대해 법적절차를 통해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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