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뉴스 황종택 논설주간 |
아, 맘껏 숨 쉬게 하는 맑은 공기가 얼마나 고마운지! 참으로 새삼 느꼈다. 깨끗한 물, 따뜻한 햇볕, 그리고 내 주변의 분들까지 그 귀한 가치에 진정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요 며칠 전 미세먼지가 최악의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할 땐 질병과 고통 끝에 '세상 종말'이 이렇게 올 수도 있겠구나 라고 객쩍은 불안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다 맑아진 하늘을 보며 다시 유쾌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실 예로부터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어 공기 흐름을 바꿔 주고 열흘에 한 번씩 비가 내려 대지를 적셔 주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 '오풍십우(五風十雨)'라고 한다. 특히 때맞추어 내리는 비를 뜻하는 '시우(時雨)'가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당장 '공포의 미세먼지'는 더 독해져 머잖아 우리를 재차 공격하리라는 예후가 진하다. '봄철 한때 황사'에만 시달리던 우리가 이젠 '연중 미세먼지 공습'에 언제까지 몸을 사려야 할까. 원인과 대책을 복기(復碁)해보자. 고농도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건 국외, 곧 중국에서의 먼지 유입과 우리 내부에서의 발생이다.
최근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는 중국 영향이 크다. 중국의 오염물질이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된 뒤 정체돼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무엇인가.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포(肺胞)까지 침투하고, 경우에 따라선 혈액을 따라 전신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물질이다.
이번엔 지하철 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최근 연세대 연구팀이 환경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와 차량 내부 공기에는 실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 사용한 플라스틱이 마찰이나 자외선, 열 등 환경적 요인으로 잘게 부서지면서 생성된 극미세 입자를 말한다.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지름 5㎜ 이하의 마이크로플라스틱부터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나노플라스틱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1년간 서울 지하철역 3곳과 인근 실외 2곳, 서울 시내 주거 실내 공간 2곳에서 공기를 동시에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지하철역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6.0∼121.3㎍/㎥, 초미세먼지(PM2.5)는 49.8∼58.1㎍/㎥로 측정됐다.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국내 대기환경 기준을 1.5∼3.6배 초과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실내 주거 공간의 미세먼지 농도는 PM10 28.9∼93.2㎍/㎥, PM2.5 28.8∼36.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장시간 머무는 공간이라는 특성상 연간 누적 노출량은 실내가 더 클 수 있지만, '시간당 폐에 침착되는 미세먼지 양'은 지하철이 가장 높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역별로 보면 혼잡도가 가장 높은 지하철역에서는 2.68∼5.94개/㎥, 다른 역사에서는 1.93∼3.15개/㎥, 1.25∼3.45개/㎥ 수준이었다. 반면 실내 주거 공간은 평균 1.98∼2.04개/㎥, 지하철 인근 실외 공기는 0.43~1.24개/㎥였다.
연구팀은 지하철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실외보다 최대 3.7배 높은 이유로 외부 공기와의 자연 환기가 제한된 구"를 지목했다.
열차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레일·차륜 마찰, 제동 과정, 승객 의류에서 떨어지는 합성섬유, 실내 도장재 등에서 나온 오염원이 지하 공간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깊은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은 구"적으로 공기 질이 나쁠 수밖에 없기에 현재로서는 지하철 탑승 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위해성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한다.
정부가 진정 국민 건강과 국익을 생각한다면 정책부터 바꾸길 촉구한다.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허물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은 고치기를 꺼려선 안 된다(過則勿憚改)." 인류의 큰 스승 공자의 가르침을 되새기자.
SDG뉴스 = 황종택 논설주간
< Copyright SDG뉴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