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가격 상승땐 전기료 올라
반도체 경쟁력 약화 등 경제 타격
재계 “정부서 대책 마련해달라”
불타는 호르무즈 해협… 사우디 정유시설도 피격 2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의 요충지 반다르아바스의 해군기지 인근에서 미군의 공격을 받은 군함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자국을 공습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세계 최대 원유 및 천연가스 운송로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선언했다. 또 걸프만 친미 국가에 대한 공격도 거듭하고 있다. 같은 날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오른쪽 사진)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반다르아바스·라스타누라=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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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의 우리나라 원유 운반선 7척이 해협에 갇힌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선 1척에는 한국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원유 약 200만 배럴이 실려있다. 7척이면 일주일 분이다. 석유화학 업계와 정유 업계 등은 업종별 원유 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정부가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석유화학·정유·무역통상 업계 등과 ‘중동 현황 및 대미 관세 협상 관련 현안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
김 의원은 “원유선이 많게는 7척까지 묶여 대책이 필요하다는 업계 요구가 있었다”며 “구조조정 중인 정유 업계 사정상 환급제도 등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 한 척당 규모가 큰 경우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있는데, 이는 한국 전체 석유 하루 소비량”이라며 “국가 석유 소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인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촉구가 재계로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IRGC)는 이달 2일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습 직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던 3대 국제유가(서부텍사스유·두바이유·브렌트유)는 80달러 안팎까지 치솟는 중이다.
이란 국회는 22일 미국의 핵시설을 공습한데 대응해 세계 석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결의안 가결이 즉각적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뜻하지는 않으며 방어적 차원에서 옵션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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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특히 한국 경제에 치명타인 것은 중동 원유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전체의 약 70% 수준이며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그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 봉쇄되면 L(리터) 당 수송원가가 오르고 수급 다변화를 찾기 위한 부담이 증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더욱이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반도체 업계는 석유 가격 인상이 국내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생산) 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기에 가격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런 대내외 불안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미 투자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재계에서 쏟아졌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를 중심으로 현안 관련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긴밀하게 관리하고 업계와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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