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가속화법 ‘IAA’ 초안 발표
공공 조달·보조금에 ‘EU산’ 요건
한국 전기차도 부담, 대응책 필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를 포함한 저가 수입품에 대응하기 위한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을 공개했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 제품은 ‘EU산’에 포함하기로 했지만, 전기차 보조금 등에 대해선 ‘역내 차량 조립 및 부품 생산’ 조건을 달아 우려가 제기된다.
EU 집행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을 발표했다. IAA는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정식 발효된다.
초안에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분야에서 공공 조달,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EU산, 저탄소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배터리와 전기차·부품 등 분야에서 글로벌 생산 역량의 40%를 초과하는 역외 투자자가 1억유로(약 1700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 노동자의 50% 이상을 EU에서 고용하고,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유럽 내에서 단순 조립 외에 고용·기술 이전에 이바지하지 않는 중국 기업을 겨눈 조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으로선 전기차 등에 대한 조건이 부담 요소다. 전기차 제조업체가 당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차량을 EU 지역 안에서 조립해야 하고,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의 최소 70%를 EU산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대부분을 한국에서 완성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18만3912대) 중 한국에서 수출한 차량은 15만2190대(83%), 현지 생산은 3만1722대(17%)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외국산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EU는 역내 조립을 정책 지원의 조건으로 뒀다”며 “상호주의에 근거해 FTA 체결국에 대해선 역내 조립 조건을 제외해달라고 하는 등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보호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함께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 결국 국내 생산은 줄어들기 마련”이라며 “이에 대비한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는 EU 집행위의 IAA 초안 발표와 관련, “법안이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세부 요건 등을 자세히 검토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기업들 의견을 종합해 5일 벨기에에서 진행되는 ‘한·EU 신통상 과장급 회의’에서 우리 측 입장을 EU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