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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사설] 민생 괴롭히는 생필품 담합, 엄두 못 내게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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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밀가루·교복 등 민생 경제와 직결된 생활필수품 담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가공식품에 쓰이는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4개 제조사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 업체들은 7년여 동안 서로 짜고 판매가를 올려 6조200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1조2400억원(관련 매출액의 20%)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이 2021년부터 약 4년간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공유하며 담합한 혐의로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밀가루 업체 7곳의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교복 담합 혐의로 교복 업체 4곳과 대리점 40여 곳도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이란 사태 이후에는 기름값 담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공습 전인 리터당 1693원이던 휘발유값은 6일 1872원으로 일주일 만에 179원(10.6%) 급등했다. 이란 사태 장기화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통상 국제 유가 변동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지금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이 이란 사태 이전에 출고된 물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상 가격이다. 한국보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휘발유값은 같은 기간 1.4엔(약 13원)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이 10배 이상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주유소들이 위기 상황을 틈타 폭리를 취하려는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

    담합은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인 경쟁을 무력화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경제 범죄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는다. 특히 생필품 담합은 서민을 괴롭힌다. EU는 담합 관련 매출액의 최대 3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미국은 최대 징역 10년의 형사처벌을 한다. 선진국일수록 담합 처벌이 중하다. 한국도 과징금 한도를 매출액의 20%로 늘리고 형사처벌도 최대 징역 3년으로 강화했지만, 기업 입장에서 담합이 적발될 때 치러야 할 비용보다 담합으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더 크다고 계산할 수 있다. 철저한 조사와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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