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면회 온 회사 관계자에게 “이재명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는 구치소 녹취록을 들어 ‘조작 기소’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씨는 징역 7년 8개월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는 “대북 송금 사건의 피의 사실은 ‘북에 준 돈이 어떤 명목이었느냐’는 것으로, ‘이 대통령에게 직접 돈을 줬느냐’ 여부가 아니다. 수사팀도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박 검사는 “조작 수사로 몰아가기 위해 녹취 내용이 일방적으로 짜깁기됐다”고 했다. 이 녹취록은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진위 여부도 법무부는 “확인 불가”라고 한다. 민주당 주장이 확실하다면 이 정권의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사건 재판은 1심 공판 준비 단계에서 중단됐다. 정식 재판은 한 번도 열지 못했다. 사건이 조작됐다면 재판을 통해 무죄가 나올 것이다.
민주당은 이 사건뿐 아니라 대장동과 위례 비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수수, 문재인 정부 시절의 ‘서해 공무원 피격’, ‘통계 조작’, ‘부산저축은행 보도 명예훼손’ 등 7개 사건에 대해 검찰의 ‘조작 기소’ 여부를 가리는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모두 민주당 관련 사건이다. 국정조사를 한 뒤에 검찰에 공소 취소를 요구할 것이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일부 사건에서 조작된 증거로 기소가 이뤄진 경우가 있었다. 민주화 이후에는 거의 사라졌다. 증거 능력이나 법리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는 있지만 검사가 사건을 통째로 조작하고 판사가 이를 알면서도 유죄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집권당이 자신들 사건만 골라내 조작 기소를 문제 삼는 것도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민주당은 공소 취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신설된 법 왜곡죄를 동원해 사건에 관여한 판·검사를 처벌하자고 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권력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여 검사가 공소를 취소하거나 판사가 엉뚱한 재판을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법 왜곡죄에 해당할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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