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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열차 운전실 CCTV… 노조 “인권 침해” 정부 “사고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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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간 철도사고 14% ‘기관사 과실’

    정부 “당시 정확한 상황 파악 필요”

    조선일보

    열차의 운전실 계기판과 천장의 카메라(오른쪽 사진). 카메라를 통해 계기판 내용과 각종 기기(왼쪽)를 조종하는 기관사의 손동작이 기록되어 녹화 의무화를 추진하자 철도노조원들이 인권침해라며 녹화금지를 추진중이다.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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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감시받는 노동은 안전할 수 없다’고 적힌 조끼 차림의 민주노총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시민들에게 ‘국회 청원’ 동참 서명을 받고 있었다. 국토교통부의 ‘열차 운전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에 함께 반대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철도노조는 광주송정역·대전역·동대구역·부산역 등에서도 ‘선전전’을 벌였다. 5만명 이상 참여하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해당 청원을 다뤄주게 되는데, 이미 4일 오후 5만명을 넘겼다고 한다.

    열차 운전실 내 CCTV를 둘러싸고 정부와 민주노총이 충돌하고 있다. 국토부가 철도 사고의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운전실 내 CCTV 녹화 의무화를 추진하자, 노조가 ‘인권 침해’라며 반발한 것이다. 현행법상 열차 운전실 내 CCTV 설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동안 철도노조의 반발로 운전실 내 녹화를 하지 못하고, 운전실에서 전방 선로를 촬영하는 카메라만 작동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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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쟁의 발단은 2014년 7월 강원 문곡~태백역 구간에서 일어난 무궁화호와 중부내륙순환열차의 정면 충돌 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승객 1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순환열차 기관사가 카카오톡을 확인하느라 제대로 주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2016년 운전실 내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철도노조는 “운전실에 CCTV가 설치되면 기관사에게 심리적 압박이 생기고, 오히려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반발했다. 그래서 실제 녹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부도 열차에 ‘운행 정보 기록 장치’(속도·제동·신호 기록 등을 저장해 줌)를 탑재하면 운전실 내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을 마련해 법적 근거가 사실상 ‘사문화’돼 버렸다.

    하지만 지난 2024년 4월 서울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승객 약 300명이 타고 있던 KTX 열차를 들이받은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재추진에 나선 상태다. 이번엔 CCTV 설치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사 결과, 무궁화호 기관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라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기관사는 운행 중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안 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발생한 철도 사고의 약 14%는 ‘기관사 과실’이라고 한다. 감사원이나 철도 사고를 조사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역시 “원인 규명 및 재발을 막기 위해 CCTV 도입이 필요하다”며 설치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운전실 CCTV 설치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기관사 업무 특성상 운전실에 있는 간이 변기 사용 장면 등이 촬영되는 것은 물론, 기관사가 CCTV를 의식하느라 주의가 분산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운행 정보 기록 장치만 탑재됐으면 충분하다” “자칫 CCTV가 노동자를 감시·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CCTV 설치가 의무화될 경우 ‘준법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운행 규칙이나 작업 절차 등을 엄격하게 지켜서 의도적으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국토부는 철도 노조와 타협하기 위해 운전실 전체가 아니라 기관사의 손 위주로 촬영하는 식의 절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전체적인 내부 모습을 비추는 CCTV 설치를 의무화했고, 선박도 의무는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선 일부 철도 회사가 운전실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필요성을 지적한다. 김경택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고 분석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촬영하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활용 목적과 보존 기간 등에 엄격한 규정을 두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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